"유럽서 年 40만명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빈곤층 더 노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30년간 유럽 대기오염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한 해 40만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유럽환경청(EEA)이 지적했다.
한스 브뢰이닝크스 EEA 청장은 31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특히 빈곤층일수록 대기오염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브뢰이닝크스 청장은 우선 유럽에서 대기오염을 악화하는 3대 요인으로 석탄과 노후차량, 나무를 태우는 난로 등을 꼽았다.
그는 "지난 30년간 유럽의 공기 질은 많이 개선돼 거의 모든 대기오염 물질이 줄어들었고, 일부 물질의 경우 급격히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유럽연합(EU)의 환경정책을 각 회원국에서 잘 이행한 덕분이라는 것.
그러나 유럽에서는 아직도 한 해 40만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면서 대기오염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고 브뢰이닝크스 청장은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대기오염 문제가 계속되는 이유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와 이동시스템, 에너지 시스템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이 아닌) 다른 이동시스템으로 더 빠르게 옮겨갔다면 (대기의 질은) 더 개선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기술혁신으로 인해 내연기관 차량의 연비가 좋아졌지만, 더 많은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고, 더 먼 거리를 운행하면서 그 효과는 상쇄됐다고 말했다.
항상 개인 이동수단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의 행동도 문제다.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더라도 사람들이 거리로 차를 몰고 나오면 주요 도로에선 교통혼잡이 불가피하다고 브뢰이닝크스 청장은 밝혔다.
그는 "이런 문제로 인해 2t가량 무게가 나가고 우리 시간의 고작 6% 정도를 이용하며 평균 1.2명이 탑승하는 차량을 사람마다 소유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이어 부자보다도 빈곤층이 대기오염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빈곤층은 공기 질이 나쁜 집안에서 주로 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빈곤층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주로 큰 도로나 산업시설에 위치하고 있어 대기오염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빈곤층들은 더 노후한 차량을 운전한다는 것.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라는 개념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교통을 통제하고, 교통량이 아주 많은 도로에서 먼 곳에 학교를 건립하며, 더 많은 녹지를 조성하는 등 정책적 행동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