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학생 상담 정보 중앙서버 통합 관리…교육현장 반발(종합)
광주 교사노조 "어처구니없다", 교육부 "보안 강화 취지, 더 안전"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학생 상담 정보를 중앙서버에서 통합 관리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일선 교육현장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27일 광주시교육청과 광주 교사노조에 따르면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 위(Wee)센터와 학교별 위클래스 등 상담시설에 위상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자체적으로 관리된 상담 내용은 웹 기반 시스템에 입력돼 한국교육개발원 서버에 저장된다.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시행하는 지침을 시·도 교육청에 전달했으며 광주시교육청도 관련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교육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안내는 하고 있지만,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단순히 통계 작성, 정보 집계 편의성만 고려해 민감한 정보를 집적화했을 경우 개인정보 유출, 인권 침해 등 우려되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주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새로운 시스템은 상담 일시, 내용, 대상, 의견 등을 기록하게 돼 있어 현장의 우려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시스템 관리 효율성을 요구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학생 인권을 중시하는 요즘 추세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이 법률 검토 의사를 밝히는 등 일부 지역 교육청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교사들은 즉각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 교사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일부 편의성을 내세워 새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감한 정보를 집적한다니 '어처구니없다'는 말밖에 교육부에 할 말이 없다"며 "백번 양보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도 '민감 정보'를 집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개인정보 처리자는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과 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그 밖에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로 대통령으로 정하는 정보(민감 정보)도 처리할 수 없다.
교육부는 그동안 관리체계를 개선해 보안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교사 개인 PC에 저장해 관리하면서 오히려 비밀이 새나갈 여지가 컸다"며 "민감 정보를 교육개발원 서버에 두고 보안 수준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안성 검토를 마쳐 해킹 등으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 상담기록은 상담자만 개인 인증을 거쳐 접근할 수 있을 뿐 학교장도 통계 자료 외에는 어떤 상담사례도 들여다볼 수 없다"며 "아직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시스템 도입 취지와 우려 사항 등을 보완 설명해 교사와 시·도 교육청을 설득해가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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