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퇴해야 브렉시트 살린다"…英 내각, 메이에 쿠데타 경고(종합)
더선데이타임스 등 보도…구원투수에 리딩턴·고브 등 거론
메이 총리 아직 사퇴 여부 결정 못해…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 시기 불투명
(서울·런던=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박대한 특파원 =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브렉시트(Brexit)의 해법을 찾지 못하자 내각 각료들이 테리사 메이 총리 사퇴를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는 전날 밤 내각 각료들이 전화통화를 통해 메이 총리 축출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영 BBC 방송은 보수당 지도부 등의 소스를 인용해 메이 총리가 사퇴를 약속해야만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 일간 텔레그래프 등 역시 보수당 의원들이 메이 총리의 리더십을 더이상 원하지 않고 있으며, 내각 각료들에게 총리 사퇴를 압박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11명의 각료들로부터 메이 총리 사퇴 추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선데이타임스의 팀 시프먼 정치 에디터는 전날 "오늘 밤 메이 총리를 몰아내기 위한 내각의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시프먼은 익명의 내각 각료를 인용해 "끝이 가깝다. 그녀는 10일 안에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각료들은 월요일인 25일 내각회의에서 메이 총리에게 이같은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메이 총리가 물러나기를 거부하면 이들은 일제히 내각을 관두거나, 공개적으로 총리 퇴진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메이 총리 사퇴 후 당권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 총리를 세운 뒤 가을께 정식 당대표 경선을 벌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사실상의 부총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임시 총리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선데이타임스는 그레그 클라크 기업부 장관, 앰버 루드 고용연금부 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을 포함해 최소 6명의 각료들이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을 브렉시트 구원투수이자 당대표 경선을 관리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간 데일리 메일 일요판인 메일온선데이는 그러나 유럽회의론자 각료들은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이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를 추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대신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 임시 총리를 맡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익명의 총리실 관계자는 그러나 이같은 각료들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가 사퇴와 관련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것은 브렉시트 처리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좀처럼 풀지 못하자 지난 18일 집권 보수당의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이 총리실을 방문, 사퇴를 원하는 보수당 의원들의 의사를 전달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계속해서 정부 불신임을 통해 조기 총선을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일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성명이 기름을 부었다.
메이 총리는 이날 EU에 브렉시트 공식 연기 요청을 하게 돼 개인적으로 유감이라고 밝히면서도, 이같은 혼란이 하원의 승인투표 부결에서 비롯됐다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의원들로부터도 큰 반발을 샀다.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합의문을 하원에 제출했으나 1월 중순과 이달 중순 열린 두 차례 승인투표에서 압도적인 표 차로 '퇴짜'를 맞았다.
메이 총리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6월 30일까지 3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EU에 요청했지만, EU는 다음 주까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할 경우 유럽의회 선거 직전인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수정 승인했다.
만약 합의안이 부결되면 4월 12일까지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를 선택하거나,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 연기'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했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이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 제3 승인투표를 열겠다고 밝혀 이번 주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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