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크 "英하원 브렉시트 승인하면 단기간 브렉시트 연기 가능"(종합)

입력 2019-03-21 02:25
투스크 "英하원 브렉시트 승인하면 단기간 브렉시트 연기 가능"(종합)

英 의회에 다시 책임 넘겨…"6월30일 연기, 논란 요소 있어"

금주 브렉시트 연기 결정 사실상 무산…내주에 재소집 가능성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0일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문을 승인하면 EU 정상들이 브렉시트를 짧은 기간 연기하는 방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오전 투스크 의장에 서한을 보내 당초 오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로 연기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투스크 의장은 회견에서 "지난 며칠 동안 EU 회원국 정상들과 논의해온 것에 비춰보면 단기간 브렉시트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다만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한다는 게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의회는 EU와 영국이 작년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승인투표를 이미 두 차례 부결한 바 있으며 당분간 표결 계획도 없다.

이에 따라 오는 21, 22일 이틀간 개최되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에 대해 EU 정상들이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 정부가 요청한 '브렉시트 6월 30일 연기안'에 대해서는 "그 날짜가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오는 5월 23~26일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되기 때문에 법적, 정치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그는 EU와 영국이 작년 11월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해선 재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그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메이 총리가 지난 11일 브렉시트 합의문에서 논란이 돼온 '안전장치'에 대한 추가 보장책을 합의한 것을 이번 정상회의에서 승인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메이 총리와 융커 집행위원장간) 스트라스부르 합의를 (EU 정상회의에서) 승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서 "내 견해로는 위험을 초래하지도 않고 특히 영국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비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이라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또 내주에 브렉시트 연기를 결정하기 위해 별도의 EU 정상회의를 소집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 가능성은 열어 뒀다.

그는 "현재로서는 특별 EU 정상회의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EU 정상들이 내 권고를 받아들이고,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승인투표에서 긍정적인 투표결과가 있다면 내주에 우리는 서면절차를 통해서 브렉시트 연기 결정을 최종적으로 공식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그러한(특별한 EU 정상회의를 소집할) 필요가 있다면 내주에 회원국 정상들을 브뤼셀로 초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의 이 같은 회견 내용은 오는 29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고 브렉시트 연기를 성사하기 위한 책임을 영국 측에 다시 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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