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섬 문화 엑스포' 따로 유치…전남도-여수시 불협화음

입력 2019-03-20 14:23
수정 2019-03-20 16:06
'국제 섬 문화 엑스포' 따로 유치…전남도-여수시 불협화음

道 "인정박람회 유치" 여수시 "국제행사 추진" 도의회 "통합해 준비해야"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국제 섬 문화 엑스포 유치를 놓고 전남도와 여수시 간 갈등 조짐을 보인다.

여수시는 비공인 박람회를 열어 최단 시간에 국제행사를 유치한다는 구상이지만 전남도도 같은 주제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인정엑스포 개최 의사를 밝히면서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

20일 전남도와 여수시에 따르면 국제 섬 문화 엑스포 개최를 목표로 박람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섬 문화 엑스포는 섬이 많은 전남의 지역적 특성을 살린 국제박람회 개최로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양 기관이 검토 중이다.

전남도는 4년 주기로 열리는 인정엑스포 박람회(International Recognised Exhibitions)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다.

202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예정돼 있어 전남도는 2027년 유치를 목표로 연구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여수시는 한 발 더 앞서 같은 주제의 엑스포 개최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세계 섬 박람회 개최 구상을 마치고 올해 본예산에 연구용역비 1억원을 이미 반영했다.

다만 여수해양엑스포라는 인정박람회를 개최했던 만큼 인정박람회 재유치보다는 비공인 국제행사로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같은 주제의 박람회를 전남도와 여수시가 따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벌써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주제의 박람회인 만큼 양 기관의 추진계획을 통합하면 별문제 없어 보이지만 박람회 개최를 통해 얻으려는 전남도와 여수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BIE 인정박람회를 유치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박람회 유치 지역을 공모 등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청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전남 동부권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시설이 열악한 서남권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는 시각과 박람회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여수시의 기존 박람회 기반시설을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혼재해 있다.





반면 여수시는 전남도의 인정박람회 유치 추진에 대해 대체로 냉소적이다.

이미 여수해양엑스포를 개최했던 만큼 인정박람회 유치는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제1회 섬의 날 행사 개최를 서남권에 포기까지 하면서 섬 박람회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데 전남도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국제행사 유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반응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전남도의 인정박람회 유치와는 상관없이 섬 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며 "섬 박람회 유치를 서로 알고 있을 뿐 이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섬 박람회를 놓고 두 기관 간 갈등 조짐을 보이자 도의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두 박람회 통합 추진의견을 내놓았다.

최무경 전남도의원은 이날 열린 본회의 5분 발언에서 "도내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예방하고 협력 구도를 조성해야 한다"며 "전남도와 여수시가 추진하는 박람회를 통합하자"고 제안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섬 박람회 개최는 아직 용역발주 단계"라며 "여수시나 엑스포 유치에 관심을 가진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향후 추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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