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매몰광부 수색 중단…갱도 갇힌 수십명 전원 숨진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금광붕괴 사고 현장에서 진행되던 희생자 수색 작업이 9일 만에 종료됐다.
7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지반 불안정으로 인한 추가사고 가능성 때문에 더는 수색 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北)술라웨시주 볼라앙 몽온도우 재난방지청의 압둘 무인 파푸퉁안 긴급대응반장은 "산사태 우려 때문에 중장비를 동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위험 수준이 너무 높아진 만큼 오늘부로 희생자 수색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선 지난달 26일 밤 가파른 비탈에 위치한 한 불법 금광에서 천장이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7명이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사고 발생 당시 60명에서 100명에 달하는 인부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관계자들의 진술에 비춰 볼 때 갱도 안에는 아직도 수십명 이상이 갇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구조대원들은 갱도를 막은 바위 더미 너머로 들리던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이달 1일부터 완전히 끊겼고, 안쪽에서 바위와 토사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등 추가 붕괴 정황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선 주민들이 무허가로 광산을 개발하다 전문성 부족이나 안전조치 미흡으로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잦다.
볼라앙 몽온도우 군(郡)에서는 작년 12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불법 금광에서 작업하던 인부 5명이 사망했다.
2016년에는 수마트라섬 잠비 주에서 산사태로 흘러내린 진흙이 불법 금광을 덮쳐 11명이 숨졌고, 2015년에는 자바섬의 폐금광이 무너져 금을 찾던 주민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무허가 광산 개발을 금지하고 있지만, 가난한 오지의 경우 지방정부의 묵인 속에 개발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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