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다발 1∼6위 지역인데도 CCTV 설치 순위는 200위권 밖

입력 2019-02-27 14:00
범죄다발 1∼6위 지역인데도 CCTV 설치 순위는 200위권 밖

행안부 CCTV 설치 표준분석모델, 경찰청 범죄빈도 정보와 괴리

감사원 감사…"핫스팟 정보 공유·반영하라" 경찰청·행안부 통보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행정안전부의 표준분석모델을 통해 뽑아낸 CCTV 설치 우선순위가 실제 범죄발생 빈도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범죄빈도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행안부가 CCTV 민원 접수 내역을 토대로 설치 우선순위를 정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공공데이터 활용 및 품질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27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2017년 기준 부산시 영도구 내 범죄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6개 단위 지역을 대상으로 행안부의 표준분석모델을 통해 정한 CCTV 설치 우선순위를 비교했다.

그 결과, CCTV 설치가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할 이들 6개 지역의 CCTV 설치 순위는 총 1천614개 단위 지역 중 221∼628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핫스팟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면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난해 11월 현재까지 지자체에 핫스팟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행안부는 CCTV 취약지역 분석모델을 개발할 때 경찰청의 핫스팟 정보 대신 각 지자체에 접수된 CCTV 설치요청 민원 내역을 반영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CCTV 설치 우선순위와 실제 범죄발생 빈도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감사원은 "범죄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에 CCTV 설치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각 지자체에 핫스팟 정보를 공유·제공하고, 행안부는 핫스팟 정보를 사용하도록 기존의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한편 감사원은 행안부가 공공 빅데이터 표준분석모델에 있어서 민간데이터 활용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표준분석모델은 통신사의 유동인구 데이터와 신용카드사의 매출 데이터 등 민간데이터와 공공데이터를 결합·분석한 결과를 실제 행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CCTV 위치나 구급차 배치지역 선정 등에 활용된다.

2017년까지 구축된 총 16종의 표준분석모델 중 CCTV 취약지역, 지역축제 효과 분석모델 등 8종(50%)은 민간데이터의 활용이 필요한데도 행안부는 지난해 11월 현재까지 민간데이터 공동구매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감사원은 행안부 장관에게 "표준분석모델 활용이 활성화되도록 민간데이터를 일괄·공동구매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밖에 행안부가 관리하는 범정부 공공데이터 통합제공시스템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지자체의 개방표준 데이터와 전국 단위 표준 데이터가 수작업으로 관리되면서 담당자의 입력 오류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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