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레이스 떠난 사이클 故 이민혜, 눈물의 코카콜라 특별상

입력 2019-02-25 12:37
수정 2019-02-25 12:59
하늘로 레이스 떠난 사이클 故 이민혜, 눈물의 코카콜라 특별상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하늘로 레이스를 떠났지만 꽃길을 깔아주시고 배웅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11월 12일 하늘나라로 돌아올 수 없는 레이스를 떠난 고(故) 이민혜 선수의 언니 이혜진 씨가 동생에게 수여된 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특별상을 받아들고 눈물 섞인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민혜는 25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인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AG) 여자 개인추발 금메달, 포인트레이스 은메달, 개인도로독주 동메달을 땄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도로독주 금메달과 개인추발 은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추발 은메달을 목에 건 사이클 간판선수였다.

2011년 사이클대상 최우수상, 2016년 체육훈장 맹호장을 수상한 고인은 2016년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려 투병에 나섰지만 결국 지난해 눈을 감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고인을 대신해 어머니와 언니가 수상자로 나섰고, 언니 이혜진 씨는 눈시울을 뜨겁게 적시며 동생을 대신해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혜진 씨는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 너무 당당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놀랐다"라며 "이것만 이겨내면 다시 달릴 수 있다며 끝까지 복귀의 꿈을 꿨다. 누구보다 사이클을 사랑했고, 열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다시 한번 신나게 달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버티고 버텼다. 민혜는 잘 몰랐지만 처음부터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세 번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잘 버텼다"고 울먹였다.

이어 "민혜를 기억해주고 이름을 남겨줘 너무 감사드린다. 주신 상을 민혜 옆에 잘 두겠다. 비록 하늘로 레이스를 떠났지만 꽃길을 깔아주시고 배웅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시상자로 나선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같은 현장에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누지는 못했다"라며 "선수촌에서 스쳐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직접 병문안을 해서 쾌유를 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김학범 감독님께 허락을 얻어 병문안했다"라고 말했다.

홍 전무는 "병문안하러 다녀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라며 "아직도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선수가 많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