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 태기산 도립공원 지정 난항

입력 2019-02-23 08:01
횡성 태기산 도립공원 지정 난항

횡성군·주민 "자연환경 보호해야" vs 산림청 "대상지 아니다"



(횡성=연합뉴스) 김영인 기자 = 강원 횡성군 태기산 일대를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문제가 산림청과의 협의 지지부진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횡성군은 2017년 강원도에 태기산 일대 청일면 신대리와 둔내면 태기리 22㎢를 도립공원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강원도는 태백산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과 양양 낙산 도립공원 해제로 횡성 태기산 일원을 신규 도립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산림청과 본격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산림청과 강원도 간 1차 협의 결과 '전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정신청이 '반려'된 데 이어 2차 협의가 해를 넘기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청일면 신대리 주민들로 구성된 '횡성 태기산 도립공원 지정 추진위원회'가 서명운동을 벌이고 산림청에 청장 면담 요청서를 발송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러자 산림청은 지난 14일 청일면 신대리를 찾아 주민 목소리를 청취하고 중앙산지관리위원회(이하 중산위)에 태기산 도립공원 지정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강원도는 산림청이 중산위에 태기산 도립공원 지정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이에 대응하는 준비와 함께 신속한 행정절차를 위해 공원계획 수립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산위에서 도립공원 지정 안건이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횡성 태기산 95%가 국유림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각종 산림사업이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어 산림청 입장에선 이를 고심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도립공원 지정 범위가 태기산 가운데 평창군 지역은 제외하고 횡성군 지역만으로 돼 있고 해당 지역은 산림환경이 도립공원으로 지정할만한 대상지가 아니라는 게 산림청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14일 주민 간담회에서 정종근 산림청 산지정책과장은 "태기산 도립공원 지정 관련 세부적 협의가 내달 산지관리위원회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며 "간담회에서 청취한 주민 의견을 반영해 향후 업무 진행에 참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와 횡성군은 태기산이 도립공원이 되면 보존만 하던 산림 가치를 자연환경 보존과 생태탐방·휴양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이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활용함으로써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이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며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kimy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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