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면역체계의 '마스터스위치' 찾았다

입력 2019-02-13 17:11
수정 2019-02-13 17:34
인간 면역체계의 '마스터스위치' 찾았다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 '마이크로 RNA-142' 지목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피아 식별에 문제가 생긴 면역체계는 자기 세포나 조직을 공격하는데 이를 자가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s)이라고 한다.

넓게 보면 암, 당뇨병, 다발성 경화증, 크론병 등이 이 범주에 든다.

수년 안에 이런 질환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12일(현지시간)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www.sciencedaily.com)'가 전했다.

이 연구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그레이엄 로드 교수가 주도했고, 보고서는 미국 임상연구학회가 발간하는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실렸다.

핵심은 미세 분자인 '마이크로 RNA-142(microRNA-142)'가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를 제어하고,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면역체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가령 '조절 T세포'의 활성도가 너무 낮으면 다른 면역 세포가 자기 신체조직을 공격하고, 반대로 너무 높으면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빠져나갈 만큼 면역 반응이 억제된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 면역체계의 최고 조절인자(regulator)로 밝혀진 microRNA-142가 '조절 T세포'의 활성도를 어떻게 맞춰 가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조절 T세포'를 통제하는 방법을 알아내면, 면역체계의 치료능력을 손쉽게 제어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이크로 RNA는 약 23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비암호 분자로, RNA 발현의 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억제 T세포(suppressor T cells)'로 불리기도 했던 '조절 T세포'는 다른 세포들의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리처드 제너 교수는 "다른 유전자들과 대조하며 이 분자(microRNA-142)의 지문을 추적해 어떻게 중요한 조절인자 기능을 하는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로드 교수는 "인생의 전성기에 자가면역 질환이 생겨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인간의 면역체계 이해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룬 발견으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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