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북미회담 열리는 베트남行 검토…방북 재추진"

입력 2019-02-06 13:48
개성공단 기업들 "북미회담 열리는 베트남行 검토…방북 재추진"

개성공단·금강산·철도와 도로 등 3대 주력사업 제재면제 요청 방침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3년 전 개성공단에서 철수했던 입주 기업인들의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미국 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서 행한 새해 국정 연설에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개최 도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작년에도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기대감이 부풀었다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아 실망감도 컸던 만큼 이번 역시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다시 희망에 화색이 도는 모습이다.

북미 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 기류는 개성공단 재개에 '청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용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6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이 실제 언급돼 올해 꼭 개성공단 재개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단 정상회담 날짜가 정해진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며 "북미 회담이 끝나고 나서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 위원장은 특히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에 참여 기업인들을 모아 가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며 "여러 가지를 검토해 실익을 따져 최종 응원팀 파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 측은 개성공단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은 대북 제재 문제와 상관없어 남북이 논의해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3월 초, 이르면 이달 안에라도 이를 재추진할 방침이다.

비대위는 또 개성공단과 금강산, 철도·도로 등 3대 주력 사업에 포괄적 제재면제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신 위원장은 "3대 사업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다른 연계 사업들도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중단은 오는 10일이면 만 3년을 맞는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반발한 정부가 지난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발표하자 이튿날 기업인들은 허겁지겁 짐을 싸야 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모인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지난 3년간 모두 7차례 방북을 신청했지만 불발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6·12 북미 정상회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그리고 추가 남북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동안, 여건만 조성되면 개성으로 돌아가 다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공단 재개 준비를 위한 테스크포스(TF)도 조성했으나 개성공단의 빗장은 여전히 잠긴 상태다.

지난달에도 179명이 시설점검 목적으로 개성공단 방문을 승인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정부가 승인을 유보했다.

개성공단 중단 3주년에 즈음해 11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여는 기업인들은 이때 방북승인과 3대 사업 제재면제 요청을 발표하기로 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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