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원인' 두개골 화석은 3만5천년전 호모 사피엔스 유해

입력 2019-01-31 11:06
'몽골원인' 두개골 화석은 3만5천년전 호모 사피엔스 유해

후기구석기 유적과도 일치…호모 에렉투스·네안데르탈인 논쟁 종지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2007년 몽골 살크힛 계곡에서 발굴돼 '몽골원인(原人·Mongolanthropus)'으로 불리기도 했던 두개골 화석은 약 3만5천년 전의 현생인류의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진은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몽골 내에서 발견된 유일한 고인류 화석으로 알려졌던 이 화석이 실제로는 약 3만4천~3만5천천년 전에 살았던 호모 사피엔스 두개골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밝혔다.

몽골 북동부 살크힛 계곡에서 발굴된 머리덮개뼈 화석은 코 뼈와 눈두덩 뼈가 남은 채로 거의 완벽한 형태로 발견됐다.

뼈 화석에 원인의 특징이 남아있어 호모 에렉투스나 네안데르탈인일 것으로 추정됐으며, 그 분류를 놓고 학계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뼈에 남아있는 단백질 성분인 콜라겐에서 '하이드록시프롤린(HYP)'이라는 아미노산만 골라 연대를 측정했다. HYP는 포유류 콜라겐의 탄소 중 13%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화석 발굴과정에서 표본이 심하게 오염된 점을 고려해 이 같은 새로운 방식으로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했다.



그 결과, 시기는 3만4천950~3만3천900년으로 특정됐다. 이는 초기에 이뤄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보다 약 8천년 가량 더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이 시기는 몽골에서 출토된 후기구석기시대 초기의 석기유물군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몽골원인은 몽골 내에서 출토된 최초의 현생인류 화석으로 밝혀졌지만 유라시아권의 초기 현생인류 증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늦은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중국에 현생인류가 나타난 것이 10만년 전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연구팀은 화석 뼈의 미토콘드리아유전체를 복원한 결과, 현재 유라시아에 퍼져있는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DNA 그룹(하플로그룹 N)에 포함되는 것도 확인했다.

옥스퍼드 대학 팰리오크론(PaleoChron) 연구그룹을 이끌고 있는 톰 하이엄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수께끼같던 이 두개골 화석은 연구자들을 골치아프게 해왔지만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과 유전자 분석 등을 포함한 첨단 과학의 결합으로 현생인류의 화석이라는 점이 밝혀졌으며 이는 몽골의 후기구석기시대 초기의 고고학적 기록들과도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