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생태계 위협' 미세플라스틱 사용제한 법제화 추진
유럽화학물질청, 법안 발의…생활·건축·농업 부문 적용
연간 3만6천t 감축 기대…내년 또는 내후년 시행될 듯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유럽연합(EU)이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미세플라스틱'(마이크로 플라스틱) 사용 제한을 추진한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화학물질청(Echa)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화학제품 제조사의 편의나 수익을 위해 불필요하게 첨가되는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적용 품목은 화장품·세정제 등 생활용품, 페인트·광택제·코팅제를 포함한 건축 용품과 농업용 비료 등이다.
앞서 영국이 작년 면도용 거품·치약·샤워젤 등과 같은 일부 생활용품과 화장품 제조에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한 바 있는데, 새로 발의된 법안은 적용 범위와 규모 등에서 훨씬 광범위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하로 매우 작아 처리가 어렵고 해양 생물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할 수 있어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도 어패류 섭취 등을 통해 간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유해물질·폐기물 부문 유엔 특별보좌관인 바스쿠트 툰작은 "새 법안은 현재와 미래 세대가 청결하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누리도록 하는 이른바 보편적 인권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안은 Echa 과학위원회 검토를 거쳐 내년 초순께 EU 집행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입법 절차를 거쳐 내년 말 또는 내후년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EU 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 규모가 연간 약 3만6천t씩, 향후 20년에 걸쳐 총 40만t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일회용 제품에 대해 세금 부과 및 사용 금지 조처를 하고 재활용 사업에 상당액을 투자하는 등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에 대해선 아직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해 환경론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EU 역내에서 매년 해양으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17만6천t 규모로 추산된다. 플라스틱병 100억개에 해당하는 미세플라스틱이 매년 버려진다는 추산도 있다.
미세플라스틱 사용 제한법이 생기더라도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절차를 밟고 있는 영국에 적용될지는 미지수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는 영국 노동당 소속 셉 댄스 의원은 미세플라스틱은 국가 단위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영국 정부가 '초 국경적 조치'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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