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탄압 논란' 신장지역에 EU 대표단 접근 허용

입력 2019-01-29 10:17
中, '인권탄압 논란' 신장지역에 EU 대표단 접근 허용

"방문지 매우 선별적"…中 존재 인정 후 다국적 기구 첫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재교육수용소들(re-education camps)이 인권탄압 논란에 휘말려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대표단이 드물게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

3명으로 구성된 EU 대표단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동의와 편의를 받아 신장 도시들인 우루무치와 카슈가르를 찾았다고 AF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대표단은 이슬람사원과 이슬람교육기관,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센터' 중 하나를 포함한 여러 곳을 중국 관리들의 인솔 아래 방문했다.

한 EU 관리는 "방문지는 중국 관리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도록 매우 선별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번 방문은 (유엔기구나 글로벌 미디어, 학자, 비정부기구 등을 포함한) 다른 출처의 정보를 보완할 수 있는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정보제공자 다수는 신장 지역의 중대하고 조직적인 인권 위반에 대해 설득력 있고, 서로 일치하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대표단은 중국 당국이 좋은 인상을 주고자 이번 방문을 세밀하게 짰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일례로 학교들은 페인트칠이 새로 이뤄졌으며, 감시카메라도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표단과 대화를 한 사람들의 발언도 이미 짜여 있었다는 인상을 남겼다.

중국은 신장위구르 지역의 소수민족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국제인권단체들 및 서방 주요국가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유엔 인권 패널은 최대 100만명의 위구르족과 다른 이슬람계 소수민족이 신장 지역에서 초법적 구금 상태에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AP통신도 지난해 12월 신장지역 수용소에서는 강제 노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된 의류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 판매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이들 수용소에서는 고유 언어와 종교를 포기하도록 정치적 교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국제사회의 압력이 날로 거세지자 중국 당국은 지난 7일 "중국 법률을 준수하고 절차를 이행한다는" 전제 아래 유엔의 이 지역 참관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뤄진 이번 방문은 중국이 재교육수용소, 자칭 '직업훈련센터'의 존재를 인정한 뒤 EU와 같은 다국적 기구의 첫 방문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러시아를 포함해 많은 이슬람 인구를 가진 나라를 중심으로 아시아 11개국의 외교관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인권단체와 서방 세계의 강한 비판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들 시설이 수용소가 아닌 교육시설일뿐이라며, 극단주의에 이끌린 사람들이 테러리즘에서 벗어나도록 무료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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