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줘서" 부산항운노조 PNC에 감사패

입력 2019-01-28 14:52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줘서" 부산항운노조 PNC에 감사패

래싱 안전 케이지·졸음운전 방지장치 등 각종 안전장비 처음 도입

"안전예산 상한선 없다" 연 100억 이상 투입…2015년 이후 사고 1건도 없어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 부두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단체인 부산항운노조가 28일 부산신항 2부두 운영사인 부산신항만(PNC) 글로리아 초이 부사장 겸 운영본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항운노조는 감사패에 "PNC가 부산항 최초로 래싱 안전 케이지와 야드트랙터 운전자 졸음방지 장치를 도입하는 등 안전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항만노동자 사고 예방에 노력해 준 것에 대해 조합원 뜻을 모아 감사를 전한다"고 적었다.

부두 운영사에 안전관리와 관련해 감사패를 주기는 노조 설립 이후 처음이라고 항운노조는 밝혔다.

부산항에서는 지난해에만 항운노조원 3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치는 등 매년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PNC가 운영하는 부두에서는 2015년 이후 안전사고가 한건도 없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PNC는 가장 모범적으로 안전관리를 하는 운영사로 모든 조합원이 인정한다"며 "이번 감사패 전달은 다른 운영사들에 PNC처럼 노력해 달라고 촉구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PNC는 글로벌 터미널 업체인 DP월드가 대주주인 운영사이다.



2부두는 안벽길이 2㎞에 5만t급 선박 6척이 동시에 접안하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한해 처리 물량은 20피트짜리 기준 500만개를 넘는다.

부산항 9개 컨테이너 부두 가운데 유일하게 안벽 크레인 아래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1명도 없다.

2007년에 3개 선석, 2009년에 3개 선석을 개장한 PNC는 한동안 다른 부두들처럼 크레인 아래에서 컨테이너와 트레일러를 고정하는 장치(콘)를 체결하고 제거하는 작업과 검수 작업을 했다.

2014년 10월 검수원이 야드 트랙터에 치여 숨지는 사고를 계기로 크레인이 없는 선수와 선미 쪽 안전한 공간으로 모든 작업을 옮기고 방호벽을 설치했다.



당시 사고 원인이 야드 트랙터 운전자의 졸음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모든 트랙터에 안면인식 장치를 설치해 운전자가 조는 것이 감지되면 의자를 흔들어 깨우는 장치를 도입했다.



모든 장비에 CCTV와 블랙박스를 달아 경미한 사고라도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

부두 개장과 동시에 배 갑판에 높이 쌓은 컨테이너들을 단단히 고정하는 장치를 푸는 작업에 래싱 케이지라는 장비를 처음 도입했다.

이 장비는 작업자들을 태우고 원하는 위치까지 올리고 내려 안전하게 고정장치를 풀거나 체결할 수 있게 해준다.

그전까지 부산항 다른 부두에서는 노동자들이 맨몸으로 컨테이너를 오르내리며 작업하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PNC 관계자는 "래싱 케이지 제작비용이 개당 2천500만~3천만원에 이르고 1년 6개월마다 점검을 받아야 하는 등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도입했다"며 "그 후로 부산항의 다른 부두들도 이 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건관리자(간호사) 2명을 둬 노동자의 사소한 신체 이상이나 불편도 즉시 조치하고 진료기록을 남긴다. 이를 토대로 매년 자체적으로 사고를 분석한 책자를 만들어 노동청과 업계 등에 배포한다.

통상 다른 곳에서는 사고로 치지도 않는 사소한 사례들까지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내 놓고 원인을 분석해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고 PNC 관계자는 말했다.

"안전 예산에는 상한선이 없다"는 PNC가 한해 안전 관련 분야에 투입하는 돈은 100억원을 넘는다.

초이 부사장은 "현장에서 안전제일주의를 위해 애쓰는 우리 직원들을 대표해서 노조의 감사패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부산항의 안전문화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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