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호주인 소설가 양헝쥔 중국 방문 중 억류 확인
호주 정부 "中정부로부터 억류 통보받아"…'인질외교 확대' 해석 나와
中 민주화 개혁 주장해온 반체제 성향 인사…2011년에도 일시 억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계 호주 국적 작가이자 중국 의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온 반체제 성향 시사평론가인 양헝쥔(楊恒均)이 중국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억류됐다.
호주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중국 지방 당국에 의해 양헝쥔이 억류됐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AP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 주재 호주 대사관을 통해 양헝쥔을 억류 중이라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무엇보다 (중국과의) 양자 영사 협정에 따라 이번 구금의 본질을 분명히 하고, 양헝쥔에 대한 영사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들은 양헝쥔이 지난 18일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을 출발해 19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 도착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외교관 출신인 양헝쥔은 시드니 기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소설가인 그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명 블로거이자 호주와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온 반체제 성향의 시사평론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성화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1만명이 넘는 중국계 청년들이 오성홍기를 들고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 시위를 벌인 사건을 두고 양 씨는 중국이 호주 내정에 간섭하는 증거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이중 스파이를 주제로 한 소설 '치명적 약점(Fatal Weakness)'을 자신의 홈페이지(www.yanghengjun.com)에 게재하기도 했다.
양 씨는 2011년에도 중국을 방문했다 일시 억류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헝쥔의 친구인 펑충이 씨는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구금이 화웨이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펑 씨는 "나는 양헝쥔의 체포에 대해 중국 정부의 인질 외교 확대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그를 볼모로 삼아 호주, 캐나다, 미국 정부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1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직후인 같은 달 10일 캐나다의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그동안 코프릭과 스페이버의 억류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시해 왔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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