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타운'에 고스란히 담긴 목포 근현대사
5·18사적지에 화랑·목욕탕·여관 등 근현대사 역사 자체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친인척과 측근 등이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사들인 건물은 일본 강점기부터 이어져 온 근현대사 역사 그 자체였다.
18일 목포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손 의원 남편의 문화재단이 매입한 175㎡ 규모의 한 창고 건물은 일제 강점기 시대부터 공중목욕탕으로 쓰던 곳이었다.
이를 나타내듯 창고 건물 천장 위로 빨간색 벽돌로 이뤄진 굴뚝이 우뚝 솟아 나와 있다.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목욕탕은 인근 상가에서 재고품을 쌓아두는 창고로 바뀐 뒤 지금까지 수십여년 동안 사용됐다.
손 의원의 조카 명의로 사들인 한 주택 건물은 화랑으로 운영되던 곳이었다.
골동품과 오래된 그림을 모아두고 수집가에게 판매하며 예술인들의 사랑방이었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손 의원의 보좌관 남편인 김모씨가 4천여만원을 주고 2017년 9월 매입한 옛 동아약국은 5·18 사적지 중 하나다.
목포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안철 선생이 경영하던 곳으로 목포지역 재야인사들의 집결지이자 민주화 운동 투쟁의 본거지였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당시 재야 및 종교계 대표 등 20여명이 이곳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등 5·18민주항쟁 목포사적지 15호로 지정된 곳이다.
등록문화재 제718호인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은 손 의원의 조카와 보좌관의 딸 등 3명이 인수했다.
창성장은 일제 강점기 시절 고급 요릿집으로 시작해 해방 이후 창성장 이름으로 20여년 전까지 여관으로 운영됐다.
이 외에도 손 의원 측이 사들였다는 부동산 20곳 중 상당수는 일본 강점기 목조 건물인 적산가옥과 창고 등이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유명한 사람이 집을 사면 처음엔 의문을 갖다가 두채, 세채를 사기 시작하면 투기꾼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손 의원 측이 아무리 건전한 의도로 건물을 매입했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건물을 매입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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