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에 묻고 삼성 TV가 답한다…"스포츠 채널로 바꿔줘"
유리벽속 빅스비존에선 'AI와 함께하는 출근준비 체험'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삼성시티엔 경계가 없다.'
7일(현지시간) 지상 최대 전자쇼 CES 2019가 개최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공식 개막은 하루 남았지만 주요 기업 프레스 콘퍼런스를 필두로 이미 기술 경연은 시작됐다.
CES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천368㎡의 전시관을 꾸민 삼성전자는 미리 미디어 부스 투어를 진행했다.
삼성시티는 횡단보도, 가로등, 신호등, 빌딩, 가정이 있는 하나의 도시다.
입구에 98인치까지 면적을 넓힌 8K TV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7,680×4,320 픽셀의 8K 화면이 SD부터 HD, 풀HD, 4K까지 기존 화면이 업스케일링(상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화면을 붙여보면 8K와 이전 화면의 확연한 화질 차이를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꿈의 화질인 8K 콘텐츠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AI(인공지능) 코덱이다. 나쁜 화질도 AI 코덱을 통해 최고해상도 화질로 바꿔줄 수 있다. 삼성은 AI 코덱을 위해 경계를 허물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B.A 윈스턴은 앞선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우리 비디오를 삼성이 최초로 HDR 10플러스로 프로그래밍했고, 이제 더 많은 사람이 4K 화질로 즐길 수 있게 업스케일링했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4K에서 8K로의 승급이다.
현장 스태프는 "화질은 물론 사운드 업스케일링, 커넥티비티 등이 모두 하나의 AI 칩셋 모듈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TV 화면을 놓고 AI 사운드 업스케일링을 시연했다.
축구 화면에서는 사운드바가 스스로 관중의 함성 톤을 높인다. 축구장 스탠드에 앉은 느낌이다.
화면이 뉴스로 바뀌면 주변 잡음은 줄어들고 오로지 앵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만 또렷하게 들린다. 로봇 블록버스터 영화로 화면이 바뀌자 요란한 기계음이 울려퍼진다.
삼성의 AI 비서 빅스비(Bixby)에게 '내가 작년에 본 영화는'이라고 물었다.
딱 16개만 골라 화면 아래로 뿌려준다. AI가 이미 사용자의 취향을 읽은 덕분이다. 너무 많은 답으로 사용자가 다시 선택의 고민에 빠지는 수고를 덜어준 셈이다.
옆에 있는 알렉사에게도 물었다.
알렉사는 아마존의 AI 비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1억 대의 알렉사 연동 기기가 팔렸다.
"ESPN(스포츠채널)으로 바꿔줘."
알렉사에 말하니 삼성 TV가 답했다. 화면은 스포츠 뉴스로 바뀌었다.
삼성 스태프는 "알렉사에 가장 익숙한 사용자들이 삼성 TV로 리모콘 없는 핸즈 프리 경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스비가 만들어낸 가정으로 향했다.
이제 더 이상 스마트홈 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집에서 나가 차를 타고 직장에 가고 다시 집에 돌아오기까지 모든 과정에 AI가 관여한다.
아침에 일어나 '굿모닝'을 말하면 블라인드가 걷히고 화장실과 주방엔 조명이 켜지고 공기청정기가 돌아간다. 출근 준비가 끝날 무렵 자동차 전장으로 연결된 차량 실내온도가 조절된다.
유리벽으로 만든 빅스비존에선 호기심에 가득찬 관람객이 AI가 도와주는 출근 준비를 체험하느라 바빴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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