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 "핑크서 빨강으로 이미지 변화…올해 세번 컴백이 목표"

입력 2019-01-02 08:00
청하 "핑크서 빨강으로 이미지 변화…올해 세번 컴백이 목표"

오늘 싱글 '벌써 12시' 발표…블랙아이드필승 "카멜레온 같은 가수"

작년 '음원 파워'로 솔로 여가수 계보 이어…"집안 빚 청산했어요"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청하(23)는 걸그룹이 즐비한 시대에 단비 같다. 그는 지난해 1월 낸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가 1억 스트리밍을 돌파하며 연말 4개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걸그룹 아이오아이 시절 '춤꾼'으로만 부각됐지만, 솔로로도 손색없는 가창력을 보여줘 선미와 함께 솔로 여가수 계보를 잇는다는 평도 얻었다. 이름 덕인지 동명 주류 모델로 발탁되는 등 광고계 루키로도 떠올랐다.

지난 한 해를 풍성하게 보낸 청하가 2일 오후 6시 신곡 '벌써 12시'를 내고 새해 벽두부터 활동에 나선다.

최근 마포구 서교동에서 만난 청하는 "'롤러코스터'가 1억 스트리밍을 넘긴 것은 팬들이 많이 들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지난해는 많은 무대로 찾아뵙고 싶다는 약속을 지킨 것 같고, 살면서 상도 가장 많이 받은 감사한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또 작년과 마찬가지로 1월 컴백에 의미를 두면서 "연말까지 꾸준히 새 노래를 많이 들려줘 알차게 보내고 싶다"며 다른 색깔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첫 도전은 음악과 이미지의 변화다. 그는 '벌써 12시'를 내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 콘셉트와 이미지의 전환점이 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잇달아 공개한 티저 이미지에서 그는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리는 왕관 쓴 신데렐라, 고혹적인 분위기의 클레오파트라를 연상시켰다.

청하는 변화를 색깔에 비유하면서 "입술 색을 강조하는 등 조금 더 짙은 무드다. 그간 (이미지가) 핑크였다면, 좀 더 짙은 보라와 빨간색으로 가는 곡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벌써 12시'는 몽환적이고 중독적인 플루트 사운드가 인상적인 미디움 템포 댄스곡. "(이성을 향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도발적인 가사"가 담겼다.

"이전 곡인 '와이 돈트 유 노'(Why Don't You Know)와 '러브 유'(Love U)에선 애교스럽거나 청량한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는데 이번에는 '딥'한 가사로 인해 원래의 어두운 보이스를 끌어내려 했어요."

'롤러코스터'를 만든 작곡팀 블랙아이드필승과 다시 호흡을 맞춘 점도 히트 예감을 높인다.

청하는 "'롤러코스터' 때보다 작업이 편했다"며 "작곡가가 제 목소리 톤과 음역을 알아서 한 번에 녹음이 완성됐다. 제 의견도 많이 물어봐 줬고 함께 무대그림도 상상하며 자연스럽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블랙아이드필승도 전화로 청하의 장점을 묻자 "카멜레온 같은 가수"라며 "곡에 따라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바꿔가면서 자기만의 색채를 유지한다"고 칭찬했다.



손수 안무를 구상하는 청하는 이번에도 댄서팀의 밑그림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미해 춤을 완성했다. 지금껏 팔 위주로 포인트 안무를 짰다면, 이번엔 다소 정적인 분위기여서 다리를 포인트로 한 '갈까 말까' 춤을 선보인다고 한다.

2016년 아이오아이로 데뷔한 그가 이듬해 4월 '월화수목금토일'을 내고 솔로로 나선 지 어느덧 1년 8개월. 그는 그룹과 솔로 활동의 장단점이 있지만, 자신에겐 모두 잘 맞는 옷이라고 말했다.

"작곡가님들이 가수와 작업해보면 솔로나 그룹이 어울리는 성향을 아신다는데, 제겐 어느 쪽이든 맞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실제 아이오아이 때도 재미있게 활동했고, 솔로로도 제 얘기를 할 공간이 많다는 점이 좋아요."

아이오아이 멤버들과는 매일 같이 연락할 정도로 여전히 살갑다. 우주소녀로 활동 중인 연정은 8일 자신도 컴백하면서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청하의 티저 사진으로 해놓았다.

청하는 "너무 감동받아서 연정이에게 우주소녀 티저 사진을 제 카톡 프로필로 해놓겠다고 약속했다"며 "도연이, 나영이 등 멤버들이 신곡을 듣거나 제 영상을 보면 늘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아직 짧은 경험이지만, 청하는 여러 무대에 오르며 K팝 산업의 저력을 느꼈다.

그는 "K팝 인더스트리는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며 "K팝이란 문화가 생겨난 것에 감사하고 큰 자랑인 것 같다. 해외여행 간 친구들이 그 나라에서 제 노래가 나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신기하다"고 떠올렸다.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미국을 오가며 생활한 그는 이전 인터뷰에서 홀로 자신을 키워 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생 기획사에서 솔로 준비를 할 때 자신보다 불안해하고 초조해 한 사람도 어머니였다고 한다. 목표를 이뤄 어머니를 보살펴드리겠다고 했던 그는 "최근에 집안 빚을 청산했다"고 웃었다.

"어머니 마음은 한결같은 것 같아요. 딸이 건강하게, 감사함을 잊지 말고 활동하길 바라시죠. 아이오아이 멤버들과도 꾸준히 잘 연락하라고 하세요. 어머니가 자신에게는 딸이 번 돈을 잘 못 쓰시길래, 크리스마스 때 비싼 가방을 선물해 드렸어요. 어머니와 일본 온천 여행을 가는 게 버킷리스트이기도 해요. 하하."

청하는 올해 목표로 세 번의 컴백을 꼽았다.

그는 "초반, 중반, 연말까지 세 번의 컴백을 하고 싶다"며 "제 이름이 '청할 청(請)에 여름 하(夏)'인데 겨울을 좋아하니 윈터 앨범까지 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최근 10주년 공연에 자신을 게스트로 초대한 아이유를 롤 모델로 꼽으면서 "큰 공연장에서 여자 솔로 선배가 공연하는 모습이 놀랍고 멋있었다"며 "생각지도 못한 손편지와 선물을 주셨는데, 황홀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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