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도 부익부 빈익빈…상위 20%에 가계빚 45% 쏠려

입력 2018-12-20 12:00
수정 2018-12-20 12:06
부채도 부익부 빈익빈…상위 20%에 가계빚 45% 쏠려

'집있는 40대 고소득 가구주'가 가계부채 증가 주도

1인당 평균빚 6.1%↑…10명중 1명 "소득감소 등에 연체경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돈 있는 사람이 빚도 많이 내는, 이른바 부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계층이 돈을 더 빌려 집을 마련하거나 추가로 구입하고, 높아진 집값이 부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구당 평균 부채는 7천531만원으로 1년 전보다 6.1% 증가했다.

조사 대상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5분위(상위 20%)의 평균 부채가 1억5천503만원에서 1억6천871만원으로 8.8% 증가했다.

반면 1분위(하위 20%)는 1천514만원에서 1천579만원으로 4.3%, 2분위(하위 20∼40%)는 3천684만원에서 3천764만원으로 2.2% 늘었다.

고소득층의 부채 증가율이 저소득층의 최대 4배, 금액은 10배에 달한 것이다. 상위 20%의 부채 점유율은 44.8%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확대됐다.



부채 증가를 주도한 가구의 특성은 이처럼 고소득이면서 40대 가구주이고, 전세보다 자가를 소유한 계층으로 요약된다.

가구주 연령대별 부채 보유액은 40대가 8천637만원에서 9천896만원으로 14.6% 증가했다. 이어 30대가 6천920만원에서 7천873만원으로 13.8% 늘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근로자가 3천350만원으로 14.0%, 상용근로자가 8천888만원으로 9.1%, 자영업자가 1억439만원으로 2.4% 증가했다.

입주 형태별로는 자가가구의 평균 부채가 8천98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세가 7천962만원, 월세 등 기타가 2천931만원이다.





부채 가운데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 즉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56.9%다. 이들의 금융부채는 평균 9천566만원, 소득 6천522만원, 자산 4억5천950만원이다.

금융부채 보유가구는 지난해보다 금융부채가 7.8% 늘었다. 금융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3.7%)의 2배를 웃돌았다. 다만 자산이 6.9% 증가했다.

금융부채도 40대 가구가 주도했다. 이들은 금융부채가 10.8% 늘어 30대(12.1%) 다음으로 많이 늘었다. 가구당 금융부채는 1억473만원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40대는 소득이 6.1% 늘었고, 자산 증가율이 12.1%에 달했다. 높은 소득 증가율에 빚을 더해 부동산 등 자산을 사들이고, 자산 가치가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은 "주택 구입과 창업을 주로 하는 연령대에서 대출이 많이 일어났다"며 이들의 아파트 집단대출 등을 부채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소득별로도 5분위 가구의 금융부채가 1억7천371만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10.7%)을 기록했다. 1분위 가구 금융부채(3천565만원)의 약 5배에 달했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9.8%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원금 또는 이자의 납부 기일을 지키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체 사유로는 '소득감소'가 27.9%로 가장 많았으며, '자금융통 차질'(23.0%), '원리금 상환 부담 상승'(20.9%) 등이다.

연체 경험 비중은 지난해 조사보다 0.3%포인트 작아졌다.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도 67.3%로 0.5%포인트 줄었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는 5.7%가 '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1년 후 부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8.5%,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33.2%였다.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8.1%,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6%포인트 상승한 6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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