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사천시, KAI 차세대 중형위성 조립공장 유치 '신경전'

입력 2018-12-12 15:24
수정 2018-12-12 16:14
진주시-사천시, KAI 차세대 중형위성 조립공장 유치 '신경전'

진주시장·지역 국회의원 "협약 지켜라", 사천시장 "본사에 건립 당연"

KAI 사장 "지자체·정치권 판단 말라"…지역 갈등 분위기 경계



(진주·사천=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항공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경남 진주시와 사천시가 차세대 중형위성 조립공장 유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중형위성사업은 2015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기술 이전을 받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진주와 사천시는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건립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지난 11일 문산 체육관에서 열린 새마을지도자 대회 및 발전결의대회에서 "진주 미래 먹거리인 KAI 중형위성조립공장은 이미 2015년 진주에 건립하기로 약속한 만큼 반드시 진주에 건립돼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유치를 선언했다.

조 시장은 당시 진주시청에서 시와 진주을 지역구 김재경 국회의원, KAI, 경상대가 함께 체결한 '진주지역 우주 분야 사업 유치 및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협약(MOU)' 체결을 내세우고 있다.



진주 지역구 김재경·박대출 국회의원도 진주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진주시청에서 '항공국가산업단지의 성공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함께 열어 중형위성 조립공장 건립을 앞둔 KAI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일 진주시청에서 '중형위성 조립공장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정책공청회를 열고 진주에 공장 건립 당위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중형위성조립공장 진주 유치를 전제로 271억원이 투입되는 우주부품시험센터와 253억원의 항공전자기기술센터가 이미 착공됐다"고 밝혔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도 공청회에서 "건축 중인 우주부품시험센터는 진주에 KAI와 협력기업 유치를 전제로 시작된 사업으로 우주부품시험기관과 조립공장이 곁에서 함께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천시는 KAI 본사가 사천에 있는 만큼 지역내 공장 건립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송도근 사천시장은 지난 9월 27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성개발센터는 사천 본사에 있는 KAI 연구개발센터(R&D)와 결합해 집적화할 수 있도록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위성개발센터를 KAI 본사 부지나 완충녹지 공간 내에 설립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안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사천시는 진주시가 밝힌 2015년 MOU 자체가 구속력이 없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KAI는 양 시의 조립공장 유치전과 정치권 개입을 경계했다.

김조원 KAI 사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중형위성 조립공장 위치를 둘러싼 양 시의 주장에 대해 "지자체나 정치권에서 판단하는 것보다 KAI의 위성산업 기본방침과 철학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며 거리를 뒀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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