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미중 무역 대화에 "미국도 양보해야"

입력 2018-12-12 11:49
중국 전문가들, 미중 무역 대화에 "미국도 양보해야"

"화웨이 CFO 체포와 무역협상은 별개의 사안"

"미국에 대항하며 중국산업 보호할 종합적 전략 필요"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지난 11일 무역 대화를 재개하자 중국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향후 협상에서 중국만이 아니라 미국도 양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에도 무역협상은 차질 없이 계속돼야 한다며 두 사안의 '분리'를 강조했다.

웨이장궈 전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미중 양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12일 보도했다.

그는 "우선 풀 수 있는 문제부터 가능한 한 신속하게 다루고, 그다음에는 빨리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먼저 제기하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핵심 이익에서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훠장궈 세계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양측 모두 어느 정도 양보를 해야 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이미 구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전날 오전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통화로 협상계획을 조율했다.

양국이 화웨이 CFO 체포 사건과 무역협상을 분리해 '투트랙' 전략을 채택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관찰자들을 인용해 "이번 통화는 무역 협상이 진전 중이며, 개별 사안 때문에 궤도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멍완저우 CFO는 11일(현지시간) 캐나다 법원에서 보석을 허가받았다.

리하이둥 외교학원(대학) 교수는 "무역협상과 멍완저우의 체포는 2가지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전날 양측의 통화에 대해 "양측이 두 나라 지도자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이룬 공통 인식을 추진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투신취안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도 멍완저우의 체포가 외교적 문제이지 무역 이슈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체포는 두 나라의 근본적 갈등이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일이 미국과 중국의 협상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멍완저우 체포와 무역 협상은 "두 가지 별개의 일"이라면서 체포 시기에 대해서는 우연이라고 CNN에 말한 바 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중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외교 세미나에서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두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혜택을 보지만, 두 나라가 대립하면 승자는 없으며 다른 나라들까지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제로섬 게임'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했다. 또 중국의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라면서 "인위적으로 새로운 적을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미국의 협박성 전술에 대항할 장기적 수단을 준비하고, 화웨이 같은 기업과 관련한 일에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 법원이 최근 퀄컴의 손을 들어줘 애플 아이폰 구형 모델의 판매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중국이 미국 기업에 보복할 수 있다는 신호로 널리 받아들여 지고 있다"면서도 "비이성적인 행동은 중국 국내에도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이 애플과 다른 미국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들 회사가 중국의 공급망과 얽혀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에서 500만개의 일자리를 직간접적으로 창출했다.

쑨리젠 푸단대 경제학 교수는 "애플이나 퀄컴 같은 특정 기업을 겨냥하는 것은 우리 자신과 우리의 글로벌 파트너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행동을 저지하면서 중국 산업을 보호할 종합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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