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도시가스 배관 위치도 모르고 공사…지하시설 관리부실
도로관리정보 엉망…해운대구 부산도시가스 매설 위치 책임 공방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도시가스관이 파손되는 사고에서도 지하매장시설 관리부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고는 해운대 동백교차로에 회차로를 조성하는 공사를 하던 굴착기가 도로 지하에 매설된 도시가스관을 건드리면서 발생했다.
사고 이후 원인을 두고 부산도시가스와 공사를 발주한 해운대구, 시공업체 간에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해운대구는 아스팔트에서 20㎝ 깊이로 굴착을 하던 중 관이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르면 지하 60㎝ 이상 깊이로 도시가스 관을 매설하게 되어 있고 부산도로관리정보(부산공간정보 업무포탈)에는 사고현장 지하 1m 깊이에 가스관이 지나가는 것으로 나왔다"며 "사고현장에 관이 훨씬 얕게 매설됐을 뿐 아니라 그 위로 도시가스가 있다는 표식도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도시가스는 "사고 지점에 2005년 도시가스 관을 설치하면서 도로에서 50㎝ 깊이로 매설해 한국가스안전공사 감리도 받았다"며 "도시가스사업법에 지하구조물 때문에 매설 깊이를 확보할 수 없는 곳은 보호장치를 두고 지면과 30㎝를 유지하게 되어 있어 관 위에 철근콘크리트를 덮어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도시가스관이 매설된 곳에서 굴착 공사를 하려면 시공업체는 도시가스 운영회사와 사전 협의를 하고 도시가스 측이 현장에 입회해야 한다.
부산도시가스는 "회차로 공사를 하던 업체는 도로 아스콘만 제거하겠다고 사전 협의를 했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지 않았다"며 "사전 협의한 것과 다른 작업을 하면서 굴착기가 안전장치를 뚫고 50㎝ 이상 깊이로 땅을 파면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10일 오후 4시 50분께 발생했고 부산도시가스는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3시간 20분 만인 오후 8시 10분께 도시가스 공급을 재개했다.
4천500여 가구가 추위에 떨어야 했고 주변 식당 등은 장사를 하지 못했다고 피해를 주장했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