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방 효과 확인됐는데…오리 휴지기 참여농가 감소

입력 2018-11-29 10:57
AI 예방 효과 확인됐는데…오리 휴지기 참여농가 감소

보상금 마리당 510원→712원 인상 불구 참여 충북 농가 86→65농가로 줄어

사육해 얻는 수익보다 보상금 적어…계열사도 수급·인력 운용 문제로 난색

(음성=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지난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도입해 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지만, 시행 2년째를 맞은 올겨울 충북의 오리 휴지기제 참여농가는 오히려 줄었다.

29일 충북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시행하는 오리 휴지기제 참여농가는 음성 36농가, 진천 24농가, 청주 5농가 등 모두 65 농가다.

이들 농가는 올겨울 182만 마리의 오리를 사육하지 않는다. 이들 농가에는 마리당 712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작년 510원이었던 것에 비해 202원(40%) 올랐다.



보상금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지만, 참여농가는 되레 줄었다.

지난해는 충북에서 86농가가 오리 휴지기에 참여, 256만 마리의 사육을 중단했다. 작년보다 21농가가 적고 사육 중단 마릿수는 74만 마리 줄었다.

2016년 오리와 닭 등 가금류 392만 마리를 도살 처분한 것을 비롯해 2015년 이후 해마다 AI가 번져 수백만 마리의 오리를 도살 처분했던 충북도는 지난해 처음 오리 휴지기를 도입,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충북에서 AI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1개 농가에서만 발생, 4만 마리의 오리를 도살 처분하는 데 그쳤다.

덕분에 AI 방역 예산은 26억원에 불과했고, 방역에 투입한 인력도 2만7천여명에 그쳤다.

전년보다 방역 예산은 278억원 절약했고, 방역 인력은 1만6천500여명을 줄일 수 있었다.

AI에 취약한 오리 사육을 겨울철에 중단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이 확인됐는데도 휴지기 참여농가가 감소한 것은 여전히 축산 농민들이 겨울철 오리 사육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금이 현실화됐다고 하지만 오리를 사육, 계열사에 납품해 벌어들이는 수익금의 70~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AI에 감염되면 집단 도살 처분해야 하는 위험성이 있지만 오리 사육이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

육가공해 시중에 판매하는 계열사 역시 오리 수급의 문제, 인력 운용의 어려움 때문에 대규모 오리 사육 중단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에서 사육 중단 농가 규모를 정했다"며 "철저한 방역을 통해 AI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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