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엔진 파트너' 한화, 차세대 기어모델 '배당 수익' 본궤도

입력 2018-11-25 12:00
'美항공엔진 파트너' 한화, 차세대 기어모델 '배당 수익' 본궤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美 P&W '기어형 엔진 공동개발' 참여

'수익 배당' 방식…"이미 손익분기점 넘어섰다"



(하트퍼드[미 코네티컷주]=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동부 코네티컷 주 하트퍼드에 있는 항공엔진 업체 P&W(프랫 앤드 휘트니).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구성 종목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UTC)의 핵심 자회사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영국 롤스로이스와 함께 항공엔진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165억 달러(약 19조 원), 종업원은 3만9천 명에 달한다.

하트퍼드 생산공장 6개 라인을 24시간 3교대로 완전가동하는 P&W는 차세대 기어형 엔진 '기어드 터보 팬'(GTF·Geared Turbo Fan)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자동차처럼 기어를 적용해 엔진 효율을 극대화한 방식으로, 차세대 엔진 시장을 석권하는 게 목표다.

보잉, 에어버스의 상당수 기종에 공급된다.

P&W 데이브 에멀린 부사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어형 엔진 생산공정을 소개하면서 투자리스크와 수익을 모두 분담하는 '국제공동개발'(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프로젝트로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엔진 설계와 개발, 제작까지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제트엔진 사업 특성상 개발부터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요구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제조능력이 검증된 극소수의 부품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수백여 곳에 달하는 일반적인 부품 납품업체들과 달리, 사실상 사업 파트너격이다.

진입장벽이 높고 제품 개발주기가 긴 항공엔진 시장의 특성상 40년 이상 장기적 수익성이 확보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독일 MTU에어로엔진스·영국 GKN 등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했다.

지난 2015년 프로젝트 참여 업체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와 '미들 터빈 프레임'을 공급한다. 엔진 터빈부 등에 장착되는 핵심 부품들이다.

별도로 납품 대금을 받지 않지만, 한화 측이 향후 수익을 나눠 가져가게 된다고 P&W 측은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기어형 엔진 개발에 48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9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RSP담당 로버트 K. 퀸 이사는 "사실상 손익분기점 판매량이 1천~2천 개인데, 2년간 1천여 개를 판매했고 현재 주문 물량만 9천 개에 달한다"면서 "이번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성공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투자비 회수기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에멀린 부사장은 "RSP는 수십 년간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비즈니스모델"이라며 "RSP에 참여한다는 것은 글로벌 엔진부품 제조업체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RSP 파트너로 선정한 이유로 고품질 생산능력, 수준 높은 기술진, 30년간 이어진 신뢰도, 탄탄한 재정 능력 등을 꼽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신은 2015년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이다.

가격 경쟁력에 대해선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새로운 성장모델로 RS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P&W를 비롯해 GE·롤스로이스와 체결한 RSP 또는 장기 부품공급계약액은 최근 4년간 총 171억 달러(약 20조 원)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사장은 "글로벌 항공기 엔진부품 시장이 연간 6%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P&W와 30여 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처럼 GE, 롤스로이스 등과도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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