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 95% 조릿대 점령…인위적 개입 동의 64%

입력 2018-11-19 17:22
한라산국립공원 95% 조릿대 점령…인위적 개입 동의 64%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라산국립공원 대부분을 제주조릿대가 잠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조릿대 번식을 막기 위한 인위적 개입에 동의하는 탐방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19일 오후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에서 3차연도 '한라산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항공사진과 현지답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한라산국립공원 전체면적 153.4㎢의 95.3%인 146.13㎢에 제주조릿대가 분포했다.

해발 1천400m 이상 아고산 지역 면적 21.54㎢에서의 제주조릿대 점유 비율은 88.3%에 달했다.

저지대 골프장과 목장, 경작지 등 토지 이용 지역과 오름 정상부, 수림 일부를 제외하고 제주 대부분 지역의 초본층은 제주조릿대가 우점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3년에 걸쳐 고지대인 만세동산, 장구목, 선작지왓, 진달래밭 등지에 말을 방목해 제주조릿대를 뜯어 먹게 하고, 벌채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전보다 제주조릿대의 양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 실험지에서 식물 출현 종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으로 제주조릿대가 제거돼 식물 발견이 용이해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벌채 실험지에서는 산철쭉 등 관목의 활력이 단기간에 회복됐으며, 생육상태가 우량으로 판단되는 관목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올해 6월과 7월, 11월에 한라산 탐방객과 일반 시민 등 6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제주조릿대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64%에 달했다.



인위적 개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17%로, 탐방 경험이 적은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나용해 세계유산본부장은 "과학적인 실험과 조사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제주조릿대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도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제주조릿대 관리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는 환경부 지원을 받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진행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제주조릿대 확산에 따른 한라산 고유 식물 종 다양성 유지를 위한 관리방안 마련이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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