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한국인 등 외국인 투자기업 야반도주 속출 '몸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에서 현지 노동자의 임금을 떼먹거나 세금, 사회보험료 등을 체불한 채 야반도주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 6월 초 베트남 남부 바리아 붕따우 성에 있던 캐나다 철강업체 대표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 회사는 한국의 국민연금, 산업재해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일부를 합해 놓은 것과 같은 사회보험의 회사 부담분과 법인세, 현지 은행 부채 등 1천500억동(72억6천만원)을 체불하거나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리아 붕따우 성에서만 거의 20개 외국인 투자기업이 법인세 300억동(14억5천200만원)을 체불한 채 등록한 주소지에서 사라졌고, 다른 업체 3곳은 법인세 600억동(29억1천만원)을 내지 않고 사업을 접었다.
한국 섬유·의류업체 경영진의 야반도주도 잇따랐다.
베트남 남부 동나이 성에 있는 한국 섬유업체 A사 대표가 지난 10월 22일 매니저와 함께 출장 간다며 출국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곳에서 일하는 현지 노동자 40명이 2개월 치 월급을 받지 못했다. 또 체불된 사회보험료가 1억2천만동(576만원), 현지 은행 채무가 230억동(11억4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20일께는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있는 한국 의류업체 B사 경영진이 근로자 310명의 월급을 떼먹고 설비와 완제품을 빼돌린 뒤 잠적했다. B사는 사회보험료 286억동(13억7천만원)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팜 민 후언 전 베트남 노동부 차관은 "수년간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몰래 문을 닫고 있지만 아직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건물 등을 빌려 사업을 했던 기업의 경우 조처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판 흐우 탕 전 외국인투자국장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야반도주를 막으려면 3개월마다 경영활동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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