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팅' 추문 캐나다 보수당 거물급 의원 출당 조치

입력 2018-11-08 11:12
'섹스팅' 추문 캐나다 보수당 거물급 의원 출당 조치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 제1야당 보수당의 거물급 하원의원이 온라인에서 여성들에게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는 등 '섹스팅'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당직 사퇴에 이어 출당 조처되는 파문을 일으켰다.

앤드루 쉬어 보수당 대표는 7일(현지시간) 당 중진으로 예비내각의 법무 장관직을 맡은 토니 클레먼트 하원의원이 복수의 여성으로부터 성 추문 혐의를 제기받은 것이 확인됐다면서 그를 출당시켰다고 밝혔다.

클레먼트 의원은 전날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냈던 여성으로부터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았다고 공개한 뒤 예비내각 장관직 등 주요 당직을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성적 추행을 당한 여성들이 잇달아 나타나자 쉬어 대표가 나서 긴급 출당 조치를 취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클레먼트 의원은 전임 보수당 정부에서 산업부 장관을 지내고 당 대표 경선에도 출마하는 등 보수당의 거물급 인사로 활동해 왔다.

또 하원 보안정보위원회 소속으로 캐나다 정보기관인 보안정보국(CSIS)의 기밀 정보를 다루는 등 국가 안보의 일선 지대에서 일해 왔다.

쉬어 대표는 이날 보도진과 만나 "처음 그에게서 들은 얘기는 한 가지 사건이었다"며 "그러나 이후 여러 건의 다른 주장이 나오게 돼 그에게 당에서 물러나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클레먼트 의원은 일부 언론기관에 이메일을 보내 소셜 미디어에서 여성들과 여러 접촉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행에 해당할 만한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인스타그램 활동에서 모든 종류의 사진을 선호한다"며 "그러나 성적 추행의 메시지를 보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클레먼트 의원은 자신이 사진을 보낸 여성을 거명하며 '동의 하의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그에게 사실 비공개를 조건으로 5만 유로(약 6천400만원)를 줄 것을 요구했고 클레먼트 의원은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자진 공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로 등장한 여성들은 클레먼트 의원이 여러 해 동안 이들의 소셜 미디어에 호감을 표시하는 메시지를 게재해 와 불쾌감을 느껴왔다고 폭로했다.

미국 언론 매체에서 일하는 킴 폭스 기자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사진에 그가 좋아한다는 표시를 잇달아 했다면서 "섹스팅을 당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가 누구인지 몰랐으나 이후 다른 친구들도 같은 일을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캐나다 매체의 오타와 주재 여성 언론인은 "클레먼트 의원이 지난 2014년부터 내 인스타그램의 모든 게시물에 호감을 표시했다"면서 "의사당에서 마주친 그로부터 '3D로 보니 좋네요'라는 말을 듣고 나서 지난봄 그를 관계망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타와 정가에서는 클레먼트 의원이 최고급 국가 기밀을 다루는 하원 정보위원회 활동을 해 왔던 점을 들어 그의 소셜미디어 활동 과정에서 기밀 노출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적이 강하게 나왔다.

경찰은 클레먼트 의원의 사진 전송 행위와 금품을 요구하며 그를 협박한 여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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