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대이란 제재 복원, 유가안정화 노력 무력화할 수도" 비판

입력 2018-11-05 17:26
수정 2018-11-05 17:57
러 "美 대이란 제재 복원, 유가안정화 노력 무력화할 수도" 비판

OPEC 포함 주요 산유국 생산량 조절 효과에 악영향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이란 제재 복원 등을 비롯한 미국의 일방적 조치가 주요 산유국들의 유가 안정화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러시아 정부 고위인사가 우려를 표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내각사무처 제1부처장 세르게이 프리호디코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을 앞둔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파괴적 행동은 새로운 유가 상승과 시장 불안정화를 피하고자 산유국들이 협정을 통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지난 6월 OPEC+(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 및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정 참여국 회의에서 이루어진 석유시장 안정화 합의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프리호디코는 이어 '중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과 미-중 무역 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산유량 증대를 제안했는가'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대중국 석유 수출 1위국으로 올라섰다"면서 "이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은 국제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가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프리호디코 부처장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5일 0시를 기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경제·금융 제재를 전면 복원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OPEC과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2016년 11월 하루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뒤 실제 하루 28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유가가 꾸준히 올라 미국, 인도, 중국 등 원유 소비가 많은 국가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전체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였다.

러시아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어렵게 유지돼온 원유 시장 안정세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으로서 원유 가격이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나 고유가로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러시아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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