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묻지마 폭행' 29일 첫재판…검찰"심신미약주장 어려울것"

입력 2018-11-05 12:23
수정 2018-11-05 16:31
거제 '묻지마 폭행' 29일 첫재판…검찰"심신미약주장 어려울것"

엄벌요구 청와대 국민청원 32만명…피의자, 법원에 반성문 제출



(통영=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29일 열린다.

5일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0)씨에 대한 첫 공판이 29일 오전 10시 40분 통영지원에서 진행된다.

검찰은 A씨가 70차례 넘게 피해 여성을 폭행한 점,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폭행으로 여성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던 점 등을 토대로 A씨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원한 A씨 휴대전화에 범행 전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을 검색한 사실 또한 범행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A씨가 집 또는 연고지와 전혀 상관이 없는 신오교 부근에서 범행한 점도 계획 범행의 근거로 봤다.

신오교는 거제에서 노숙자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전해졌다.

당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에서 대체로 묵묵부답이었던 A씨는 이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A씨는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와 누나를 부양하며 생활하다가 최근 입대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게는 국선변호인이 선임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A씨가 처한 환경이 좋지는 않다하더라도 이런 흉악범죄를 용서하기는 어렵다"며 "A씨가 범행 이전 다녀간 노래방 술값을 직접 계산한 데다 신오교도 본인이 걸어서 찾아간 만큼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4일 새벽 2시 30분께 거제시 신오교 인근 크루즈 선착장 길가에서 50대 여성을 무차별로 구타해 숨지게 했다.

주변 CCTV에는 A씨가 길가에 있던 이 여성에게 다가가 30여분 폭행하고 의식을 잃은 여성을 끌고 다니는 장면이 찍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키 132cm, 몸무게 31kg에 불과한 여성은 영문도 모른 채 맞았고,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도 했다.

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폭행당한 지 5시간여 만에 숨졌다.

앞서 경찰은 A씨에 대해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보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넘겨 부실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A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현재 32만명이 넘게 참여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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