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민화협, 내년 '일제 강제징용 피해 공동토론회' 개최키로
금강산 공동행사 결의문…"유골송환 공동추진위 발전시킬 것"
(금강산=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남측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치하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논의할 공동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남북 민화협은 지난 3일 오후 금강산에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모임'을 열고 이런 내용의 공동 결의문을 채택했다.
남북 민화협은 청년 대표들이 낭독한 결의문에서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비롯한 민족 공동의 주요 계기들에 다양한 연대 회합들과 사회문화 협력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민족의 화해와 공동 번영,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1일 독립운동 100돌을 맞으며 남북 민화협 단체들이 강제징용 피해자 공동토론회를 진행하면서 남북 민화협 단체들이 합의한 조선인 유골송환 남북 공동추진위원회를 현실적 요구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홍걸 남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은 7월 평양에서 만나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있는 조선인들의 유골송환을 위한 남북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내년 공동토론회 개최를 통해 유골송환 문제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전반으로 남북 민간단체들의 공동 대응 범위를 넓힐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은 연대모임 발언에서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남북과 해외동포가 함께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 실체 규명과 진상조사를 공동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강제동원 진상 규명을 위한 남북 공동추진위 구성을 공개 제안했다.
김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연대모임 이후 부문별 모임을 통해 김영대 회장과 별도로 만나서도 강제동원 진상 규명을 위한 남북 공동추진위 구성을 거듭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측은 남측과 강제동원 진상규명에 협력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일본이 협조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태도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남북의 사회문화 교류를 희망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민화협을 통해 북측과 교류를 희망하고 있다"며 남북 민화협 간 사회문화 교류 공동위 설치도 제안했다.
아울러 남북 민화협은 결의문에서 "역사적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의 이행을 공동의 이정표로 삼고 민족 화해와 단합의 전성기를 열어나갈 것"이라며 교류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민화협은 향후 실무회담 개최 등을 통해 북측과 구체적 사업 관련 논의를 진척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사는 2008년 열린 6·15 공동선언 기념 민족공동행사 이후 10년 만에 남북 민간단체가 금강산에서 개최한 대규모 공동행사다.
남측에서만 노동·농민·여성·교육·청년학생·종교계 등 각 분야에서 총 256명의 대표단이 방북했다.
북측에서도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양철식 민화협 부위원장, 박영철 조국통일연구원 부원장 등 대남 관계자들과 김명숙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부위원장, 봉원익 조선직업총동맹 부위원장 등 근로단체 고위 인사들을 포함한 약 100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남북 인사들은 3일 연대모임과 함께 분과별 모임, 연회 등을 이어가며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뒤 4일에는 금강산 삼일포를 함께 산책하며 친교를 다졌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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