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체형 3D 스캔해 건강 가늠…풍계리 흙도 분석중(종합)
국감서 여야 정보위원에 전격 공개…과거보다 북한 관련 정보 공개 확대 기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슬기 기자 =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형 변화를 3차원(3D)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시로 평가하고, 건강상태를 가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지난 5월 북한이 폭파해 폐기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흙을 가져와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의 체형 변화를 3D로 입체 분석하고 있다"면서 실제 분석 화면을 시연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국정원이 도입한 이 첨단 프로그램은 김 위원장이 등장하는 각종 동영상을 입력하면 그의 몸을 그물망처럼 360도로 스캔해 이전 체형과 달라진 부분을 분석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김 위원장이 뒷짐을 지고 걸을 경우 허리에 통증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전립선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5년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에 나온 미래 기술을 연상시킨다. 영화에선 걸음걸이의 보폭, 속도, 자세 등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생체인식 기술이 소개된 바 있다.
국정원은 이 프로그램을 수년간 이용해오다 이번 국감에서 일부 정보위원에게 전격 공개했다.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사양이 전보다 크게 개선된 버전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정원은 자체 파악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선 "고혈압과 당뇨 등 가족 병력이 있다"면서도 "비교적 양호하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 현장에서 채취한 흙을 국정원 안팎의 전문가에게 의뢰해 현재 분석 중"이라고 보고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이 전했다.
과거 북한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되면 동해상을 중심으로 방사성 물질을 수집해 핵실험 여부와 폭탄의 종류를 가늠하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 분석을 통해 북한의 핵 능력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국정원은 기대하고 있다.
국정원은 풍계리 흙에 대한 자세한 분석 결과를 조만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정보위원은 통화에서 "흙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다"며 "국내 전문가뿐 아니라 해외 정보기관과도 공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국감을 계기로 이런 사실을 정보위원들에게 소개한 것은 한반도 평화 무드 속에서도 대북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정원은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후에도 국가안보를 위해 대공·방첩과 관련한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이명박·박근혜정부나 문재인정부 초반과 달리 정보위원들을 신뢰해 북한 관련 정보의 공개 범위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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