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유람선 연회는 조선 최고 접대"

입력 2018-10-23 13:48
"한강 유람선 연회는 조선 최고 접대"

이상배 박사 '조선을 읽다 서울을 느끼다'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은 오랫동안 내륙과 바다를 잇는 중요한 교통로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한강에는 또 다른 기능이 있었는데, 바로 유희와 관광이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한강 주변에 정자를 짓고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감상했다.

조선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 시사편찬과장은 서울 역사와 문화유산을 친절하게 서술한 신간 '조선을 읽다 서울을 느끼다'에서 "조선 최고 접대는 한강 유람선"이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명나라 사신들이 서울에서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은 한강이었다"며 "그중에서도 용산구 한남동 제천정, (후대의) 천주교 성지인 합정동 잠두봉, 하류 망원정이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한다.

특히 왕이 탑승하는 유람선인 정자선(亭子船)은 60여 명이 연회를 열 정도로 규모가 컸는데, 중국과 조선 관리들이 배에서 경치를 주제로 시문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한강에서의 자유로운 유람은 중국 사신에게 국한됐고, 일본이나 여진족 사신에게는 금지됐다"면서 "중국 사신은 시를 지으며 조선에 어떤 인재가 있는지 파악하고, 군사훈련을 보며 무예 수준을 가늠했다"고 주장한다.

25년간 서울 역사를 공부한 저자는 한강뿐만 청계천, 북촌, 송파에 얽힌 사연도 소개한다. 궁궐, 한양에서 생활한 공무원, 서울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도 풀어놓는다.

그는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무수한 서울 콘텐츠를 연결해 완결된 스토리로 만들려고 책을 집필했다며 "서울은 수많은 역사상을 품은 양파 같은 도시로, 하나하나 탐구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희열을 느낄 것"이라고 조언한다.

역사인. 324쪽. 1만8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