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냉동고추 수입 35%↑…"국내 고추 자급률 급감"

입력 2018-10-05 09:20
저가 냉동고추 수입 35%↑…"국내 고추 자급률 급감"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최근 값싼 냉동고추 수입이 많이 늘어나면서 국내 고추 생산량과 자급률이 뚝 떨어져 관련 산업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냉동고추 수입 물량은 2013년 16만7천836t에서 지난해 22만4천655t으로 5년 만에 35%나 증가했다.

특히 이 냉동고추를 건고추로 가공·판매하면 국내산의 24%에 불과하고, 고춧가루로 만들어 팔면 마찬가지로 국산 가격의 23%에 머물러 국내 시장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 의원은 "관세 270%를 물어야 하는 건고추·고춧가루와 달리 수입 냉동고추는 관세가 27%에 불과해 낮은 가격에 들여올 수 있다"며 "이렇게 수입한 냉동고추는 국내에서 해동·건조 후 건고추와 고춧가루로 둔갑해 국내 고추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저가 수입 냉동고추의 물량 공세로 국내 고추 농가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정부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 역시 무관심과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추 생산량은 같은 기간 11만8천t에서 5만6천t으로 반 토막 났다. 고추 재배 면적 역시 4만5천360㏊에서 2만8천327㏊로 줄어들었다.

고추 자급률은 이 기간 63.2%에서 36.1%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경 의원은 "2016년 국내 기업이 사용하는 전체 고춧가루의 국산 비중은 37.8%에 불과했다"며 "김치류에 사용된 국산 고춧가루 비중은 54.6%, 고추장은 15.2%, 면류(라면)는 0.4%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냉동고추의 관세를 올리기 어렵다면 냉동고추의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하고 국내산과 외국산의 혼합 사용을 금지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하루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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