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시장 공무원에 쓴소리 "정책결정 시 전문가 참여시켜야"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2일 "정책 결정 과정에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의 참여를 확대하라"며 공무원들에게 쓴소리했다.
허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으로부터 혹평을 받은 '청년구단'을 언급하며 "많은 시민이 TV 프로그램을 봤을 텐데, 전문가들과 협력해 문제를 풀었더라면 지금보다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구단은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대전시가 지난해 15억원을 투입해 중앙시장 내 빈 점포에 '스포츠-펍(Pub)' 형태로 마련한 청년창업 공간이다.
덮밥, 초밥, 막걸리 등을 메뉴로 하는 청년 상인들이 입주해 있다.
시는 청년구단 상인들에게 1년간 임차료와 인테리어 비용, 컨설팅과 홍보 마케팅 등을 지원했다.
문제는 백종원이 TV 프로그램에서 청년 상인들은 물론 사업을 추진한 지방자치단체를 향해 연일 혹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백종원은 청년 상인들의 태도, 음식의 맛, 메뉴, 위생 상태 등을 꼬집으며 "장사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고, 청년구단의 위치에 대해서도 '최악'이라고 평가한 뒤 "경험 없는 공무원이 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허 시장은 이에 대해 "청년구단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직자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지금의 청년구단이 가져온 결과를 보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사업들, 특히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 구체적인 상황이 반영돼야 그 정책이 힘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선 7기 분야별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시정 브리핑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 시장은 "시정 브리핑은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국별로 앞으로 4년 동안 우리가 어떤 일을 할지 시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라며 "설명 자료를 준비할 때는 공약에 담지 못했더라도 꼭 해야 할 사업을 충실하게 담아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일부 민원인들이 잇따라 시장실을 찾는 것에 대해서도 "지역 현안 및 갈등 관리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 달라"며 "민원인들의 요구에 대해 실무 단위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친 뒤 시장이 대표성을 갖고 민원인을 만날 수 있도록 실·국장들이 책임감 있게 일해 달라"고 말했다.
허 시장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공론화 과정에 대해 "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고 공정한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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