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해외가족여행' 英 의원, 의원직 상실위기 가까스로 넘겨
첫 주민소환 청원 제기됐지만 '유권자 10% 서명' 기준 미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외국 정부 후원으로 공짜 가족여행을 다녀온 영국의 하원의원이 첫 주민소환 위기를 넘기면서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20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노스 앤트림 지역구에서 지난 6주간 지역 하원의원인 이언 페이즐리의 주민소환 청구를 위한 서명 절차가 진행됐다.
지역구 센터 3곳에서 전날 마감된 서명 결과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10%(7천543명)에 못 미치는 7천99명이 페이즐리의 주민소환에 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페이즐리는 보궐선거 위기를 넘기고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2016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하원의원 소환법'에 따르면 의원이 범죄 유죄선고를 받아 수감되거나 비용 관련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하원에서 10회기일 이상 정직되는 경우에는 주민소환 청구 대상이 된다.
만약 지역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다.
페이즐리는 "거의 6년 전에 발생한 실수에 대해 지난 6월 사과했다"면서 "유권자들은 이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여줬다.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준 가족과 친구, 유권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민주연합당(DUP) 소속의 페이즐리는 지난 2013년 스리랑카 정부의 비용으로 두 번에 걸쳐 호화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비용은 5만 파운드(한화 약 7천200만원)가 넘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페이즐리는 이듬해 스리랑카의 인권 학대와 관련한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보내는 등 로비를 했다.
그는 가족여행 비용을 지원받은 것을 신고하지 않아 의회의 후원 관련 규정을 위반했고, 하원은 지난 6월 페이즐리에게 회기일 30일 동안 정직을 결정했다.
페이즐리 가문은 노스 앤트림 지역구에서 50년 가까이 의원직을 유지해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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