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D-2] ⑦ 문대통령 하늘길로 평양행…미리 보는 2박3일
서해 직항로 이용 방북…평양 국제비행장서 환영식 개최될 듯
숙소로 백화원 영빈관 유력…노동당 본부 청사서 회담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한국 대통령으로서 역대 세 번째로 평양을 찾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처럼 2박 3일로 짜였다.
평양이 쉽게 왕래하기 힘든 곳이라는 점과 전 세계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그야말로 특별한 손님인 남측 정상에게 예를 다하고자 하는 북한의 입장이 고려된 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과 2007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 비춰보면 문 대통령의 2박 3일도 대략 예상해볼 수 있다.
북한은 김·노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의 예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을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잘) 맞이하겠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에 오기를 기대하고 정말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방북하기로 한 만큼 방북 첫날인 18일 북한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주민을 동원한 성대한 환영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6월 13일 김 전 대통령이 특별기를 이용해 방북했을 때도 북한은 현재 평양국제비행장 자리인 순안공항에서 환영식을 열었다.
김 전 대통령은 공항에 직접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았고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의 환영식 이후 숙소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숙소는 김·노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백화원 영빈관이 유력해 보인다.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백화원 영빈관은 정상급 외빈들이 올 때 북한이 제공하는 곳으로, 화단에 100여 종의 꽃이 피어있어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첫날부터 남북 정상이 회담을 열 수도 있지만, 의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회담은 둘째 날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통령 방북 때는 도착 당일 상봉을 겸한 정상회담을 한 차례 하고 이틀째에도 정상회담을 했다.
올해 판문점에서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 때 역시 남북 정상이 오전과 오후에 각각 회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정상회담이 한 차례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회담 장소로는 백화원 영빈관도 거론되지만,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이 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두 차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모두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이들을 만났다.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노동당 본부 청사를 '혁명의 수뇌부'로 부르며 어떤 외부 인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다.
셋째 날의 경우 김·노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처럼 북측이 마련한 환송오찬을 마치고 귀환하는 일정이 될 것이 유력하다.
아울러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경의선 철도연결을 비롯한 남북 간 경협 진전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북한의 산업현장 방문 등이 2박 3일간의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2007년 노 전 대통령은 환송오찬 전 평안남도 남포의 평화자동차 공장과 서해갑문 등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어떤 문화 공연을 관람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전 대통령은 도착 당일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전통무용과 기악곡을 중심으로 진행된 '평양성 사람들'이라는 공연을 관람했고, 노 전 대통령은 둘째 날 저녁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봤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을 맞아 다음 달 10일까지 개최하는 집단체조 공연 '빛나는 조국'의 관람을 제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그러나 집단체조 공연이 북한의 체제 선전 성격이 강한 만큼 실제 그러한 제안이 있더라도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모란봉 악단이나 삼지연 악단의 공연을 보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될 수도 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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