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365일 열린 채널' 남북연락사무소 어떻게 운영되나
같은 건물에 남북 당국자 15∼20명씩 상주…南은 2층·北은 4층에 사무실
南천해성·北전종수 소장회의 주 1회 개최…야간·주말에도 당직 운영
(개성·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정진 기자 = 개성공단에 14일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상시 협의할 수 있는 24시간·365일 열린 채널이다.
남북 당국자들이 상주하며 언제든 필요할 때 대면 협의가 가능해져 남북관계 제도화와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개소식 기념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상시 소통의 창구"라며 "오늘부터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한 사안들을 24시간 365일 직접 협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락사무소에는 남측에서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에서 파견된 20명이 상주하며 근무한다. 시설유지 관리에 필요한 인력 10명을 포함하면 총 30명 규모다.
북측도 15∼20명 정도로 상주 인력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락사무소를 책임질 소장은 차관급이 맡았다. 남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측은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겸직한다.
남북 소장은 연락사무소에 상주하지는 않고, 주 1회 정례 소장 회의 등 필요시에만 만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며 실무를 총괄할 이는 사무처장으로, 남측은 김창수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임명됐다.
김창수 사무처장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통일맞이 등에서 정책실장으로 활동한 통일운동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행정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에 임명됐다가, 이번에 남북 간 협의의 최전선인 연락사무소에서 사무처장의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김창수 사무처장을 비롯한 남측 인원은 월요일 오전 개성공단에 들어갔다가 금요일 오후 귀환하는 방식으로 근무하게 된다. 주말에는 당직자가 남아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한다.
평일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지만, 긴급한 문제를 처리해야 할 때를 대비한 비상연락수단이 설치돼 언제라도 남북 당국자 간에 얼굴을 맞대고 필요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
남측이 서울로 연락할 때 사용할 통신망도 5회선 설치됐다.
연락사무소 청사는 과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던 건물을 개보수해 마련됐다.
개성공단 내 위치한 지상 4층, 지하 1층 건물로 2층에 남측사무실, 4층에 북측 사무실이 있으며 중간에 있는 3층 회담장에서 수시로 만나는 구조다. 1층은 교육장과 안내실 등으로 사용된다.
우리 직원 숙소로는 역시 교류협력협의사무소 숙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보수해 이용한다. VIP룸 4실을 포함해 총 44개의 방이 있다.
전기는 남측에서 배전방식으로 공급된다.
이들 인원의 통행과 편의는 당국 회담 대표단과 동일하게 보장된다.
연락사무소 인원들의 신분 및 활동에 대해서도 기존 남북관계 관례와 국제법·국제관례를 준용해 보장하는 방향으로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과거 경수로 건설을 위해 북한 신포에 머물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단의 경우 국제법 및 국제관례에 따른 특권이 보장됐다.
연락사무소는 남북 당국 간 연락과 실무협의,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 사업에 대한 지원 업무 등을 수행한다.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와 산림협력 등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한 실무적인 논의들은 앞으로 주로 연락사무소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북한 비핵화의 진전으로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과 관련한 협의도 연락사무소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종 남북회담과 행사, 공동연구, 교류·왕래를 지원하기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조명균 장관은 이날 기념사에서 공동연락사무소는 "민족 공동번영의 산실이 되고자 한다"면서 "이곳에서 철도와 도로, 산림 등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10·4 정상선언 이행방안과 신경제구상에 대한 공동연구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연락사무소 개소…남 "또 하나의 역사"ㆍ북 "알찬 열매"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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