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전율 20% 호소, 10~16% 달성…홋카이도 '블랙아웃' 재발 비상(종합)
295만 전가구 전력 복구…휴일 끝난 10일부터 수요 급증이 문제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지난 6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남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도내 295만 전 가구가 정전되는 '블랙아웃'을 경험한 홋카이도가 정전 재발을 막기 위해 초비상이 걸렸다.
1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445가구만을 제외한 사실상 전 가구에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그러나 주말과 휴일이 지나고 10일 기업과 관공서 등이 다시 문을 열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게 돼 전력 수급 차에 인한 정전, 최악에는 블랙아웃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와 홋카이도전력 등은 기업과 가정에 20% 절전을 호소하고 있다.
절전 호소에도 전력 수급 차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우려돼 '계획정전'까지 검토하고 있다.
계획정전은 전력공급 대상 지역을 몇 개로 나눠 교대로 전기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블랙아웃을 막기 위한 것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원전 폭발사고 등의 여파로 전력이 부족해지자 한동안 실시한 바 있다.
일단 일본 정부와 홋카이도 등은 관공서와 교통기관을 상대로 에어컨·엘리베이터 사용 줄이기, 전등 조명 절반 끄기, 철도 운항 편수 감축 등을 통한 절전에 나서기로 했다.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은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이처럼 20% 절전을 위해 정부와 전력회사, 지자체가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홋카이도의 전력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홋카이도전력은 블랙아웃 이후 가동 가능한 화력과 수력 발전소를 총동원하고 홋카이도 본섬과 연결된 해저 전력케이블을 통해 60만㎾의 전력도 송전받고 있다.
이에 따라 10일까지 홋카이도전력은 346만㎾가량의 전력을 확보해 445가구를 제외하고 사실상 도내 전 지역에 전력공급을 정상화했다.
문제는 월요일인 이날 기업과 관공서 등이 다시 문을 열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이다.
강진 발생 전 추세를 봤을 때 홋카이도 전역의 평일 최대 전력수요는 383만㎾에 달한다. 최대 공급 전력과 40만㎾ 정도 차이가 난다.
이처럼 전력 수급 차가 발생하면 전력 주파수가 떨어지면서 화력발전소 등이 자동으로 정지될 수 있다.
한 개의 발전소가 서 버리면, 주파수가 한층 더 떨어지면서 전력망에 연결된 모든 발전소가 정지하게 된다.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6일 블랙아웃도 강진으로 홋카이도전력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던 도마토아쓰마화력발전소(165만㎾급)가 고장으로 서 버리자 나머지 발전소들이 잇따라 운전정지 상태가 되면서 발생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홋카이도전력 관할 지역에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절전율은 지진 발생 전날인 지난 5일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 14.9% 정도로 나타났다.
현지에서 재가동한 화력발전소는 노후화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전력 공급력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NHK는 지적했다.
도마토아쓰마화력발전소는 아직도 수리 중이어서 홋카이도 지역의 전력 수급이 문제 되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8시 30분 이후 절전율은 지진 발생 전과 비교하면 10~16% 추이"라며 "도민의 협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가 장관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가 중요한 절전 시간대"라며 "홋카이도 주민과 기업, 정부 등이 힘을 모아 절전 20%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애써달라"고 재차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 밤 기준으로 이번 강진으로 인한 피해는 사망 42명, 실종 1명이었다. (취재 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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