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국내 첫 영리병원 공론조사 공정성 문제 제기

입력 2018-09-05 13:10
제주도의회, 국내 첫 영리병원 공론조사 공정성 문제 제기

원희룡 "공론조사 과정 관여 없다…영리병원, 정부 회피해선 안 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조사 과정에 공정성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현수 제주도의원은 5일 원희룡 제주지사를 상대로 한 제364회 도의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 도정질문을 통해 "공론조사 과정이 투명성을 담보하는가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문제 있다고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공론조사위원회가 도민 3천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마무리하고, 이어 200명의 도민참여단을 선정하는데 (선정 비율이) 여론조사의 축소판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 찬성이든 반대든 60%가 나오면 도민참여단이 6:3:1로 구성되는 셈"이라며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론조사에서처럼 투명하고 공정하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동일한 1/n 원칙이 무너지게 돼 찬성과 반대든 어느 한쪽은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시빗거리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론조사 역시 영리병원에 대한 찬성·반대·유보만을 묻는 게 아니었다며 "'다른 영리병원의 개설허가를 신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식의 허가 쪽에 무게를 둔 편향적인 문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이어 영리병원을 불허했을 경우 예상되는 손해배상 책임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만약 도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나와 결국 불허 결정을 내리는 상황이 온다면 병원 취업자들의 행정소송과 800억원에 가까운 손해배상이 이어져 내부적으로 대비도 해야 한다"며 "정부와 물밑접촉을 해봤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비공식적으로 다각도의 루트를 통해 타진도 했고 제안이 오갔지만, 결론은 없었다"며 "쉽게 말해 누구도 선뜻 책임을 지려고, 제3의 대안을 내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이든 대안이든 정부가 이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공론조사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신고리 원전 당시 산자부 장관이 일절 관여하지 않았듯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관련 보고도 들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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