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올해도 금송이 되나?"…채취 앞둔 '송이' 작황 관심
전망은 엇갈려…작년 양양 송이 1등급 수매가 ㎏당 132만8천800원
이르면 다음 주 설악산 고지대부터 채취 시작
(양양·울진=연합뉴스) 이종건 최수호 기자 = 올가을 자연산 송이작황은 풍년일까? 흉년일까?, 아니면 평년작 수준일까?.
채취 시기를 앞둔 자연산 송이작황이 어떻게 될지에 송이산지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송이는 해마다 추석 선물로 인기몰이를 하는 상품이어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둔 송이 수집상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가을 자연산 송이작황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높은 것은 유례없는 폭염에다가 태풍,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진 폭우가 송이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 버섯과 마찬가지로 송이도 작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도와 습도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야 땅속의 균사가 잘 자라고 균사가 잘 자라야 버섯생육도 잘 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너무 높거나 산속이 건조하면 균사 생장에 지장을 줘 흉작으로 이어진다.
기온이 너무 낮거나 습해도 같은 결과를 낳는다.
송이가 풍작을 이루려면 8월 산지의 지표 기온이 25도 내외를 유지하다가 9월 초에 20도 이내로 떨어져야 한다.
따라서 기온이 너무 높고 건조하면 땅속의 균사가 말라죽어 가을철이 돼도 버섯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에 송이산지 주민들은 올여름 한 달 가까이 지속한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에 송이 균사가 죽지 않았을까 큰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폭염 이후 찾아온 태풍과 이어지는 폭우가 여름철의 악조건을 만회할 수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태풍 이후 기온이 크게 떨어진 데다가 비까지 내리면서 산속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기온이 너무 낮거나 비가 너무 많이 와도 균사가 썩거나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송이산지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송이산지 가운데 하나인 강원 양양지역 주민들은 "지난여름 악조건이 가을까지 이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태풍 이후 기온이 떨어지고 비도 내리고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기상여건만 잘 갖춰준다면 평년작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주민 최모(47)씨는 "이달 중순 산지를 한번 돌아봤는데 상황이 무척 나빴는데 최근 비가 자주 내려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송이 산지인 경북 울진과 봉화지역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울진군청 관계자는 "폭염 이후 계속되는 비 때문에 주민 사이에서도 송이작황 전망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기상도 문제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송이는 지표 온도가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1주일 정도 지속하면 생산되기 시작하는 데 최근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비도 많이 내려 지금 상태가 유지된다면 다음 주 정도면 설악산 고지대에서 송이가 채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비가 그친 이후 기온이 다시 올라가면 송이는 흉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상청 고온 예보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울진산림조합도 "송이는 날씨에 많이 민감하다"며 "지금부터 송이가 나기 시작하는 9월 중순까지 기온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송이작황은 가격에도 엄청난 영향을 줘 흉작일 경우 송이값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아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금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흉작이었던 지난해의 경우 2016년의 9천311.34㎏보다 무려 7천939.52㎏이나 적은 1천371.82㎏이 채취되는 데 그친 양양지역 자연산 송이는 1등급 수매가가 ㎏당 132만8천800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악이었던 2009년의 135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울진지역과 봉화지역 역시 채취량 급감으로 1등급 수매가가 61만1천원과 73만5천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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