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재무부 "'노딜 브렉시트' 경제에 큰 충격" 경고…강경파 반발

입력 2018-08-24 19:07
영 재무부 "'노딜 브렉시트' 경제에 큰 충격" 경고…강경파 반발

"GDP 15년간 7.7% 감소…2033년 재정적자 연 115조원 확대 우려"

브렉시트 강경파 "재무부, 브렉시트 중단시키려 해"

WTO 사무총장 "'노딜 브렉시트' 지나치게 걱정하지도, 가볍게 여겨도 안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재정당국이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영국 경제에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지지 세력은 재정당국이 브렉시트에 대한 의심과 비관주의를 대중들에게 새기려는 이른바 '프로젝트 공포'(Project Fear)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4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재무부는 전날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니키 모건 하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편지에서 해먼드 장관은 앞서 재무부가 올해 초 공개한 브렉시트 영향 잠정 분석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영국 재무부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현 상태가 유지될 때와 비교시 영국의 GDP는 향후 15년간 7.7% 감소하고, 2033년이 되면 연간 재정적자 규모가 800억 파운드(약 115조원) 가량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먼드 장관은 이같은 분석에 대한 업데이트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 딜' 브렉시트시 화학, 식품 및 음료, 의류, 제조, 자동차, 소매업 등의 분야가 특히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역적으로는 잉글랜드 북동쪽과 북아일랜드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먼드 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 정부가 선호하는 방안이 아니며, 정부는 좋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해먼드 장관의 편지 내용이 공개되자 보수당 내 강경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전날 오전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이 '노 딜' 브렉시트 관련 지침을 공개하면서 세간의 우려를 최소화하려고 시도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재무부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들을 이끄는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은 "재무부 내 비관론자들은 끊임없이 브렉시트에 대한 암울한 그림을 그린다"면서 "이는 그들이 EU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를 이끌어가면서 책임을 질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무부는 계속해서 브렉시트를 중단시키려고 한다"면서 "재무부가 하는 일은 이러한 관점을 염두에 두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반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노 딜' 브렉시트는 세상의 끝이지도 않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도 아니다"면서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고, 영국과 EU 간에 관세가 새롭게 부과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EU는 WTO 회원국을 차별해서는 안 되는 만큼 영국도 다른 회원국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며 "영국 역시 특정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면, EU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 동등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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