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두환 정권 제정한 '국난극복기장령' 폐지

입력 2018-08-07 05:29
정부, 전두환 정권 제정한 '국난극복기장령' 폐지

이총리 주재 국무회의서 폐지안 의결…"역사 바로잡기"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전두환 정권이 1980년 전후를 '국난기간'으로 규정하고, 당시 복무한 군인·군무원·공무원·주한 외국군인 등 총 79만여명에게 수여한 국난극복기장(國難克服記章)의 근거 법령이 폐지된다.

정부는 7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국난극복기장령(대통령령) 폐지안을 심의·의결한다.



국난극복기장령은 1981년 3월2일 제정돼 제5공화국 출범일인 1981년 3월3일부터 시행됐다.

당시 정부는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1979년 10월 26일부터 계엄령 해제가 이뤄진 1981년 1월24일까지를 '국난기간'으로 규정했고, 해당 기간에 근무한 군인 등에게 국방부 장관이 '국난극복기장'을 수여하도록 했다.

국난극복기장은 일종의 '기념장'이어서 부가 혜택은 없다.

국방부는 "국난극복기장령은 대상자들에 대한 수여가 종료됐기에 법령으로서 실효가치가 소멸됐다"면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12·12 및 5·18민주화운동 진압 관련자의 훈·포장·표창이 취소되고, 불필요한 갈등이 유발되는 등 법령 유지에 실익이 없어 폐지한다"고 밝혔다.

국난극복기장령이 폐지되더라도, 기장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전두환 정권이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한 1980년 전후를 자신들의 시각으로 '국난'이라 규정했기에,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타워크레인 사고를 예방하고자 수입 타워크레인을 등록할 때는 제작연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수입 증명서류와 함께 제작증도 제출하도록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또, 국가 예산·기금의 불법지출 시정요구, 예산낭비신고 등의 포상금 한도를 3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다.

한편, 정부는 납북피해자보상 및 지원심의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에서 통일부장관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전후납북자법 개정안과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사전 재난영향성검토협의 제도를 정비하는 내용의 초고층재난관리법 개정안의 경우 국무회의에서 의결해 국회로 넘긴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