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말레이機, 시스템 오류 아냐…수동조종 추정"

입력 2018-07-30 17:42
"실종 말레이機, 시스템 오류 아냐…수동조종 추정"

말레이 정부 조사팀, 최종 보고서 공개…원인 규명엔 실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항공 사고 역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꼽히는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실종 사고와 관련한 말레이시아 당국의 최종 보고서가 나왔다.

30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말레이시아 정부 조사팀은 4년 전 인도양에서 실종된 MH370편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4년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등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를 이륙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MH370편은 돌연 인도양으로 기수를 돌린 뒤 실종됐다.

보고서는 MH370편의 비행경로가 바뀐 것은 시스템상 오류로 보기 힘들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시스템이 조작된 결과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실종 당시 MH370편이 수동으로 조종되고 있었을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조사팀은 더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가 기내압을 의도적으로 낮춰 승객과 승무원을 무력화한 뒤 홀로 공기 마스크를 쓴 채 인도양으로 비행기를 몰아 동반자살을 감행했다는 추측을 제기해 왔다.

이들은 MH370편의 이동 경로가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말레이시아와 태국 국경선을 지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MH370편의 동체와 블랙박스가 끝내 발견되지 않으면서 이러한 주장은 검증이 불가능한 의혹으로 남게 됐다.

조사팀 관계자는 기자들의 질문에 "MH370편 실종의 진짜 이유를 밝혀낼 수는 없었다. 해답은 잔해가 발견돼야만 확실히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와 호주, 중국 등 3개국은 항공 사고 사상 최대 규모인 1억5천만 달러(약 1천600억원)를 들여 3년에 걸쳐 호주 서쪽 인도양 12만㎢ 권역을 샅샅이 훑었지만, 실종기를 찾지 못한 채 작년 초 수색을 중단했다.

이후 기존 수색구역의 바로 북쪽 해상에 항공기 잔해로 의심되는 부유물이 떠 있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자 말레이시아는 올해 초 추가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족들은 4년에 걸친 조사에도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한 데 강하게 반발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MH370편의 위치를 가늠할 새로운 근거가 발견되면 수색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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