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남부 탈출 도와달라"…'하얀헬멧' 구조대 호소
"정부군 지역에 발 묶여…북서부로 피란하게 유엔 등이 나서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내전 구조대 '하얀헬멧'이 국제사회에 구조를 호소했다.
시리아 남서부에서 최근까지 활동한 민간 구조대 '시리아민방위' 대원 상당수가 정부군 탈환 지역에 발이 묶여 외부의 구조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6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공 서비스가 부재한 반군 지역에서 구조대로 활동한 시리아민방위는 하얀헬멧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다라와 꾸네이트라 전투에서 승리한 시리아군은 반군의 항복을 받아내고, 잔류를 원치 않는 반군과 그 가족에 북서부 반군지역 이들립주(州)로 퇴각을 허용했다.
그러나 시리아정부가 눈엣가시로 여긴 하얀헬멧에는 신변 안전이 보장되지 않았다.
시리아정부는 앞서 다른 반군 지역 탈환 때에도 하얀헬멧 대원을 체포, 극단주의 조직이나 서방과 협력했다는 '자백'을 받아내 선전했다.
하얀헬멧은 구조활동을 벌이며 내전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고발했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의 화학공격 의혹을 제기해 서방의 시리아 공격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달 22일 유럽·캐나다와 이스라엘이 협력해 생명의 위협에 처한 하얀헬멧 대원 98명과 가족 등 422명을 국외로 탈출시켰지만, 여전히 수백명이 추가로 탈출을 기다리고 있다.
탈출 대기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캐나다정부 소식통은 21일 밤 탈출작전 때 정부군 검문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출몰 탓에 집결장소에 도착하지 못한 인원이 약 400명이라고 언론에 설명했다. .
하얀헬멧 설립 초기부터 활동한 마즈드 칼라프는 "유엔이나 다른 국제기구가 나서서 다라에 고립된 동료들을 이들립으로 이송해 주기를 바란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들립은 시리아에 유일하게 남은 대규모 반군 거점이다.
하얀헬멧 라에드 알살레는 "대원들이 남아서 지역사회를 돕고 싶지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대원을 탈출시켜 보호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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