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악취 진원지…악취안전지도로 밝힐 수 있을까
지도만으로는 추적 한계…'지역시설 배출가스 정보 조사해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최근 송도국제도시를 덮친 악취의 진원지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관할 인천시 연수구가 '악취안전지도'를 만들어 진원지를 추적하겠다고 나섰다.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연이어 발생한 악취 진원지를 밝히고자 인천시로부터 특별교부금 6억원을 받아 악취안전지도를 제작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송도지역에는 4월 30일 40여 건, 6월 27일 128건, 7월 18일 61건 등 수십 건의 악취신고가 빗발치는 사건이 올해 3차례나 발생했다.
신고자들은 "가스나 화학약품 냄새 같다"거나 "음식물 쓰레기가 썩은 냄새가 난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조사에 나선 연수구는 6월 27일 악취 신고가 접수된 오후 3시 23분께 송도 남단에 있는 인천종합에너지가 부취제(냄새 유발물질)를 섞은 액화천연가스(LNG) 40㎏가량 배출한 것을 확인, 이곳을 유력한 진원지로 지목했지만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연수구 차원에서는 진원지를 밝히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며 "기관을 통해 제작되는 악취안전지도가 악취의 실체를 밝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악취안전지도는 악취 성분·발생 지점을 표시한 지도로 악취 발생 빈도와 풍향 등을 계산해 악취 진원지를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이 지도만으로는 악취 진원지를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어 송도 악취를 둘러싼 의문은 한동안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전북 익산시는 매년 발생하는 악취의 진원지를 밝히고자 2016년 8월부터 1년간 악취 정보를 수집해 '악취지도'를 제작했지만 진원지를 짚어내지는 못했다.
악취신고 애플리케이션(APP)인 '악취3355'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3천여 건이 넘는 악취 발생지점과 냄새 종류 등 방대한 자료가 구축됐지만 벽에 부딪혔다.
악취유발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가스 성분 등 정보가 없어 악취지도가 가리키는 진원지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던 탓이다.
익산악취해결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임형택 익산시의원은 "악취지도로 악취가 공단지역에서 유발된다는 객관적인 결과는 얻었지만 진원지를 특정하지는 못했다"며 "악취유발사업장에 대한 정보가 진원지를 찾는 '마지막 퍼즐'인 만큼 조사를 익산시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 내 악취유발사업장 4곳과 가스 취급시설 7곳을 점검하고 있지만, 이들 사업장과 시설에서 배출되는 가스에 대한 정보는 아직 없다"며 "이들 사업장과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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