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향한 뮬러특검의 선택은…'트럼프 탄핵건의' 가능성
트럼프 직접조사 불투명, 대배심 구성해 강제조사 추진시 법정다툼 불가피
러시아 정보요원 12명 기소후 특검수사 정점 치달아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는 대신 의회에 탄핵을 건의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뮬러 특검이 지난 2016년 미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등을 해킹한 혐의로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기소하면서 이 특검의 수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면서 이 방송은 이들에 대한 기소가 특검 수사의 절정이 될 수 있지만, 단지 밀려오는 몇몇 파도의 정점의 하나에 불과하는 등 한동안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CNN은 뮬러 특검이 최종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를 할지는 불투명하지만, 반드시 그에 대한 심문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뮬러 특검이 이미 10여 명의 관련 증인을 심문했고 트럼프 자신의 트윗과 공개연설문, 카메라 인터뷰 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CNN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면 의회에 보내는 보고서에 수사결과를 제출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이 보고서에는 트럼프에 대한 탄핵건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뮬러 특검팀은 루디 줄리아니 등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들과 직접조사 여부에 대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트럼프캠프 간의 '공모'를 알았다거나, 증거 파기 등 사법방해 의도로 개입했는지 등 대통령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는지 등은 불투명하다.
다만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꿰차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뮬러 특검의 손바닥 안에 있는 처지인 점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이 돈세탁과 사법방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로비 등 혐의로 기소된 뒤 교도소 독방 신세로 전락해 특검의 집중 추궁을 받고 있다.
또 트럼프캠프에서 러시아와 접촉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 첫 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지난해 말부터 특검 수사에 대해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또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검은 측근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토대로 트럼프 변호인 측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를 협상하되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일반시민이 참여하는 대배심을 통한 강제심문 절차를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이 경우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둘러싼 싸움으로 번져 최종적으로는 연방대법원 판단까지 가는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욕타임스(NYT)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통해 트럼프 선거캠프의 외교정책 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감청영장 신청서를 입수해 보도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페이지가 러시아 정부의 포섭대상이었다고 FBI가 믿는다는 내용이 이 신청서에 담겨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영장 신청서는) 우스꽝스럽게도 심하게 수정됐다. 법무부와 FBI가 연방법원을 속였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트럼프 대선캠프를 불법적으로 염탐한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고 오바마 정부의 '불법 도청' 주장을 펴며 역공을 펼쳤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이전에 러시아에 관해 알았다. 그러면 왜 그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하지 않았나? 왜 우리 캠프에 말하지 않았나? 이 모든 것이 거대한 사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기꾼 힐러리가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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