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통화전쟁으로 번지나…외환시장 '흔들'

입력 2018-07-20 16:10
수정 2018-07-20 17:39
미·중 무역전쟁, 통화전쟁으로 번지나…외환시장 '흔들'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출렁인 끝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전할 것이란 우려에 한국 외환시장도 혼란을 겪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5원 오른 1,133.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당 1,134.4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중 달러당 1,138.9원까지 치솟으며 1,140원대에 접근했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3일(1,135.0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후가 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전날 종가 아래로 떨어졌다가 마지막에는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시장을 움직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인민은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와 위안화 약세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이례적으로 통화정책에 노골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부분 공개된 CNBC 인터뷰 영상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는 와중에 "중국 통화는 급락하고 있다"며 중국 통화정책에까지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은 이 보도 이후 더 큰 폭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거래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90% 오른 6.7671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작년 7월 14일(6.7774위안) 이후 최고치(위안화 가치 최저)이며 하루 상승률로는 2016년 6월 27일 이후 가장 크다.

위안화 약세는 즉각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방향을 따라가면서 출렁였다.

민경원 우리은행[000030]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비판하면서 중국이 수준을 조정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있었는데, 오히려 최대폭으로 절하했다"며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넘어간다는 인식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오후 1시 30분 이후 위안화 약세가 꺾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따라 내려왔다"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현재 100엔당 1,008.72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04.21원)보다 4.51원 높았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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