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회계 불투명…국내 상장시키려면 현지실사 강화해야"

입력 2018-07-15 12:00
"中기업 회계 불투명…국내 상장시키려면 현지실사 강화해야"

금융연구원 브리프 "국내 상장 中기업 주가 평균 61%↓…회계부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몇 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거나 상장 폐지되는 경우도 나오면서 주관 증권사가 중국기업 상장을 추진할 때 현지 실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실린 '최근 중국기업 국내 증시 상장의 문제점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13곳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61.36% 하락했다.

일례로 2010년 4월 상장된 의류기업 이스트아시아홀딩스[900110]의 공모가는 주당 5천원이었지만 현재는 475원에 불과하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에스앤씨엔진그룹[900080]도 공모가는 6천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646원이다.

제지 기업인 차이나하오란[900090]은 올해 1월 29일 이후 아예 거래가 정지됐다.

국내에서는 2011년 고섬 사건을 계기로 중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졌다. 고섬은 은행 잔고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 2011년 매매가 정지됐고 2013년 감사의견이 거절돼 상장 폐지 조치됐다.

이후 코스닥 등에 상장된 중국기업 10곳이 감사의견 거절과 시가총액 미달 등으로 상장 폐지됐다.

한동안 주춤했던 중국기업 상장이 2016년 들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10곳 이상이 중국기업 상장을 위해 주관사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내 상장을 추진하려는 중국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농·축산, 식품제조 기업인데 이들은 현금거래가 많아 회계 불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상당수는 중국·홍콩 증시 상장이 어려워 대신 한국 증시 상장을 꾀하는 기업이다. 주관 증권사 가운데 중국기업 상장 경험이 없는 증권사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덕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 추진 중국기업에 대해 엄격한 사전 검사가 이뤄지도록 당국이 적극적인 창구지도를 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회계법인, 거래소, 당국의 협력을 통해 중국기업의 분식회계 사례를 분석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