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테니스 유망주 허리케인 블랙 '내 이름을 기억해'
세 살 위 언니 이름은 토네이도…코트 위 '태풍 경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 여자 테니스 유망주의 이름이 허리케인이다. 역시 테니스 선수인 그의 언니 이름은 토네이도다.
프로레슬링 선수들처럼 예명이나 닉네임이 아닌 진짜 이름이다.
영국 런던 윔블던에서 진행 중인 윔블던 테니스대회는 11일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대회 여자 주니어 단식에 출전한 허리케인 타이라 블랙(17·미국)의 사연을 소개했다.
허리케인은 현재 주니어 여자단식 세계 랭킹 66위다.
현재 주니어 세계 랭킹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2013년 전미 주니어 대회 12세부 우승을 차지하는 등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을 듣는다.
세 살 위의 언니 토네이도 블랙은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전미 주니어 대회에서 연령별 우승 경력이 있고 15살 때인 2013년에 이미 국제테니스연맹(ITF) 여자서키트 대회 단식을 제패했다.
또 2013년 US오픈 주니어 여자단식에서 준우승했다.
둘은 20년 가까이 세계여자 테니스를 쥐락펴락하는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미국)와 같은 흑인인 데다 워낙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름을 갖고 있어 미국 테니스 팬들로부터 '차세대 윌리엄스 자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래 토네이도의 이름은 얼리샤였다.
그런데 세 살 때 동생이 태어나면서 이름을 바꿔 '토네이도-허리케인 자매'가 됐다.
이들 자매는 윔블던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우리가 어릴 때부터 테니스 선수로 키우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태어날 때 이미 마케팅적인 요소까지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아버지 실베스터 블랙은 자메이카 데이비스컵 국가대표 출신이다.
물론 아직 이들의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동생 허리케인은 이번 대회 주니어 여자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고 언니 토네이도는 허리 부상 때문에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늘씬한 체형에 흑인 특유의 탄력, 그리고 앞으로 자신들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세계여자 테니스계에 이들이 얼마나 강력한 폭풍을 몰고 올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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